한국바둑팬들로선 헛웃음이 터져나오는 BC카드배 16강 대진표가 나왔다. 한국이 3명이고 중국이 13명이니 마치 중국 국내대회에 한국선수들이 와일드카드를 받아 특별초청받은 기분이다. 게다가 중국 기사들간의 대결도 바둑에 관심이 많은 바둑팬이라면 나름 흥미를 느낄 만한 판들이라는게 더욱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3월 중순 5일간 진행된 제4회 BC카드배 32강전은 중국의 대승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를 바라보는 중국 바둑 칼럼을 하나 올려본다. 이 칼럼에서 글쓴이는 BC카드배 32강전을 "워털루 전투"에 비유하고 있다. [오로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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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0일, 제4회 BC카드배 월드바둑 챔피언십 32강의 마지막 두 대국이 끝났다. 결과는 32강전의 마지막 절정이었다. 중국의 씨에허와 후야오위는 각각 한국의 김승준과 김기용을 패퇴시켜 .중국 호조의 큰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이번 BC카드배 32강전에서 중국기사들은 자신들의 실력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15명이 출전해, 13명이 16강에 진출했다. 그중 한 판은 중국기사들간의 대결이었으니, 이 결과는 지금껏 어떠한 세계대회에서도 없었던 역사상 첫 대승리이다. 32강전서 한중대결은 총11판이였고, 중국은 10승1패의 사상 유례없는 성적을 올렸다. 2012년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 ‘90후(90년 대 이후 출생자)’ 세대들의 새로운 힘은, 세계바둑의 전통적이고 낡은 구성을 뒤엎어 버렸다.
제4회 BC카드배 32강전은 3월16일부터 20일까지 5일동안 진행됐다. 한국은 16일 한국 기사들간의 대결 두 판에서 박영훈과 백홍석이 각각 홍성지와 원성진을 이겼을뿐 나머지 4일동안은 중국기사들의 희소식이 잇달아 들려왔다.
17일 오전에 95후세대 미위팅이 한국천왕 이창호 와의 대국에서 매 순간 앞서달리며 마지막순간 '용(龍)의 도살'에 성공해 대승을 거뒀다.
뒤를 이어 중국의 또다른 소년기사 당이페이가 한국 바둑계 일인자 이세돌을 나꿔채 낙마시켰다. 이건 한중 바둑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동시에 치른 다른 한 판에서 저우루이양은 순조롭게 박진솔을 대진에서 지워버렸다. 중국바둑의 ‘따거’ 구리는 같은 중국선수 판팅위와의 형제싸움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했고, 오로지 멍타이링만이 한국기사 이원영에게 패배했다.
이때까지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었지만 이것은 대승리의 시작일 뿐이였다. 18일, 한중일이 모두 나왔다. 한국과의 3판 일본과의 2판이다. 중국기사들의 더욱 기세등등했다. 콩지에,류싱은 일본신예 이다아쯔시(伊田笃史)와, 무라카와 다이스케(村川大介)를 완전히 제압했다. 박문요와 천야오예는 각각 김지석과 허영호를 눕혔다. 이날 오후의 니우위티엔도 마음 속 가득히 신심이 흘러넘쳐, 한국기사 온소진을 이겨 16강에 진출했다. 중국은18일에 5판의 대국에서 모두 5전 전승을 따내 32강의 대승리를 완성해갔다.
19일 LG배 세계챔피언 장웨이지에와 중국랭킹1위인 탄샤오도 각각 한국기사 나현과 이원도를 패배시켰다. 20일 씨에허와 후야오위도 뒤따라 승리해 20일 2전 전승을 완성했다. 총 13판대국에서 중국은 12승1패의 놀라운 성적을 얻은 것이다.
이로써 제4회 BC카드배32강전은 한국바둑에 이른바‘워털루 전투'가 되었다. (워털루에서 전유럽을 지배한 프랑스의 나폴레옹 체제는 유럽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이른바 워털루 대회전-1815년 워털루에서 영국-프로이센 연합군대가 나폴레옹 황제의 프랑스 군대를 격파한 큰 싸움 - 이다 마치 나폴레옹처럼 세계바둑을 호령하던 한국바둑이 이번 BC카드배 32강전에서 중국에 완전히 밀렸다는 의미로 워털루를 쓴 것.)
올해 3개월간 중국바둑의 성적은 눈부시다. 왕천싱이 여자세계대회 연승전인 황룡사쌍등배에서 6연승을 거뒀고 ,장웨이지에가 90 후 기사로서 LG배를 우승해 일인자가 됐다.37명의 중국 기사들이 중국 첫 오픈대회인 제1회 바이링배 통합 예선에선을 통과했고, 64강 본선에서 22명이 32강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열린 BC 카드배 32강에선 15명이 32강에 진출해 13명이 16강에 든 놀라운 성적을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장웨이지에, 탄샤오, 당이페이, 판팅위, 미위팅 등 어린기사들은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고 황윈숭, 씨에얼하오, 천시엔 등 갓 입단한 기사들도 용감하게 맹호들과 맞서고 있다. 그들 뒤를 따르는 어린기사들, 개방적인 오픈대회에서 펼쳐지는 중국의 젊은 기사들의 용솟음은 몇 년전 한국의 '초단폭풍’과도 비슷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