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부, 중국은 독하지 못하다
제16기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번기 결승전이 상하이에서 끝났다. 중국 최고의 기사 구리9단은 한국기사 원성진 9단에게 버티지 못해,. 1-2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원성진에겐 프로생활 최초의 세계챔피언이었다.
이전까지 구리는 세계대회결승에 8번 참가해서 7번 우승을 일궈냈고 1번은 실패했었다. 결승전 승률은 세계의 일류들중에서 뛰어났다. 원성진9단은 한국의 85년생 송아지 삼총사(박영훈,최철한)중 한명이지만 지금까지 수년간 최고의 성적은 세계대회4강까지였다. 게다가 이건 7년전 기록이다.
대부분 구리가 이길 것으로 내다 봤다. 최종국 140수까지 인터넷 베팅은 여전히 구리에게 쏟아졌다. 시나바둑(오로바둑)에서 구리의 배당은 1.4였고 원성진의 배당은 2.8로 높았다.(3구간 이전인 듯)
만약 이 대승부를 큰 도박으로 본다면, 한국기사들은 아마 훨씬 적응을 잘 할 것이다. 이번 삼성배 결승 뒤에 구리는 솔직하게 말했다.
“한국 기사들을 보면 대체로 결승전에서의 초식이 정말 독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중국기사는 없을 때에는 얻을 것을 걱정하고, 얻고 난 후에는 잃을 것을 걱정한다.”
이번 3번기에서, 생애 처음으로 세계대회 결승전에 오른 원성진은 실전에 임하면서 조금도 두려움이 없었다. 바둑에 있어 평상시보다 더 기백이 충만했고 더욱 흉맹했다. 놀랍게도 원성진은 구리의 대마를 중앙에 끌여들여 잡아 죽였다..이런 방법은 실패라도 하게되면 바로 승부가 끝난다 하지만 원성진은 빠져나갈 길을 남기지 않고 끝까지 추격해 구리의 그 큰 대마를 송두리째 삼켜버렸다.
구리의 ‘승부심’은 크고도 강하다. 바둑계 사람들 모두가 늘 구리의 심장은 다른 사람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 대담하기 짝이 없는 기사앞에선 구리라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놀라움 때문일까? 이런 구리의 미묘한 심리변화가 최종국에도 영향을 줬고 마지막에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한 걸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최종국에서 구리는 좋은 바둑을 잃었다. 상대는 스스로의 대담함을 또 다시 발휘해 성공적인 반전을 일궜다.
한국기사가 큰 승부에서 이렇게 막무가내로 목숨을 거는 것은 전통이 있다. 1989년 제1회 응씨배 5번기 결승에서 전성기의 녜웨이핑 선생과 한국의 조훈 현 9단이 만났다. 그때 당시 조 9단은 세계바둑계에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5번기는 멋진 대국이었다.
당시 모두들 녜선생을 주목했다. 더욱이 앞에 3국까지 2대1로 앞서고 있었다. 녜웨이핑도 우승할 거라고 스스로 믿었다. 싱가포르에서 남은2판을 두기 전 그는 홍콩에 가서 브리지 게임까지 했다.
모두가 조훈현의 우승가능성이 어둡다고 여길 때 오직 한 사람만이 조훈현이 승리할 거라고 했다. 그 사람은 조훈현의 친구이자 라스베가스의 ‘도박왕(赌王)’이라고도 불리우는 ‘차민수’이다. 한국기원 프로4단으로 미국에 건너가 포카를 하며 생활했다. 홀덤포카의 ‘챔피온’으로 유명하다.
그가 조훈현이 우승할 거라고 판단한 근거는 우승상금이 40만 달러에 달하는 응씨배 결승전의 도박성이었다. 모든 것을 내 던지는 강한 승부심, 도박성이 강한 조훈현은 잠재력을 끌어올릴 것이다. 태산이 폭발하는 위기에서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도박왕’ 마냥 침착하게 대국을 펼칠 것이다.
사실이 그랬다 오늘날 한국 바둑계에서 가장 강한 이세돌 9단도 도박성이 강한 고수다. 바람이라도 세게 불면 날라갈듯이 약해 보이지만, 놀랍게도 대승부에 임할 때마다 막무가내의 실력을 발휘한다. 대국에 빠져있는 그의 눈빛은 사람을 죽일 기세다. 토너먼트의 레벨이 높을수록, 상금이 많을수록 그의 실력은 더욱 좋아진다 그의 명국들은 모두 ‘대승부’에서 탄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