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한지 얼마 안된 신인이 한 번쯤 대어를 낚으면 모두 대견하다고 한다. 그렇게 승수를 계속 쌓아나가면 점점 놀라워 한다. 그리고 점점 기적같은 일이 발생한다.
15세 소년 미위팅이 중국 갑조리그 9연승을 해냈다. 4판의 대결로 승리를 정하는 갑조리그에 9회전 모두 출전했으며 그 중엔 주장전이 여럿 포함되어 있었다. 따라서 팀승리에 직결되는 판도 여러 판이었고 구리 9단과 같은 정상급 기사들도 9연승의 제물이 됐다.
7월 2일 열린 2011 '진리 핸드폰'배 갑조리그 9회전에서 9연승의 제물이 된 자는 중국랭킹 1위에 빛나는 저우루이양 5단이었다. 애초에는 한국용병인 이영구 8단이 주장전에 출전하는 방안도 연구되었던 것 같지만 2일의 시합장소인 장쑤성에 이 8단이 오지 못했다.
이전까지 8연승의 파죽지세를 달리고는 있다해도 출전 몇 시간 전까지 장쑤 팀의 코치는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 '저우루이양의 레벨이 너무 높고 게다가 가점이 주어지는 주장전이 아닌가?, 괜히 주장전에 내보냈다가 패배하면 어린 미위팅의 기세만 꺾어놓는 꼴이 된다' - 많은 고민이 있어지만 그런 고민은 기우였다.
미위팅이 잘 뒀다. 백을 잡게 된 미위팅은 초반 포석이 안좋았지만 저우루이양이 흑79부터 91수까지 많이 흔들렸다. 미위팅이 '올인'을 택한 반면 저우루이양이 어설프게 정면돌파를 피하려다 우세를 놓치고 말았다. 한 번 잡은 우세는 놓치지 않는 것이 승리의 방법이다. 미위팅은 한 번 잡은 우세를 끝까지 유지했고 견디지 못한 저우루이양이 패배를 인정했다.
4판의 팀대결은 2:2였지만 미위팅이 주장전에서 승리해 가산점을 얻었다. 소속팀 장쑤다렌상팡팀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운으로만 이뤄진 9연승이 아니다. 중국 바둑계의 동료들이 속담을 빌어 이 불가능 할 것 만 같았던 9연승 승리를 축하해줬다. - "좁쌀도 오래 끓이면 결국 죽이 된다" (※ '방망이도 자꾸 갈아대면 바늘된다'는 속담과도 매우 비슷한 느낌의 중국 표현이다. 불가능한 일도 노력하면 된다는 그런 뉘앙스다)
한편 7월 2일에는 한국용병인 최철한, 조한승, 홍성지가 출전해 모두 승리를 거뒀다. 조한승과 최철한은 주장전서 승리를 거뒀다. 다만 최철한의 소속팀 선수들이 9회전서 모두 졌기 때문에 팀은 패했다. 조한승과 홍성지의 소속팀은 승리했다. 갑조리그 1,2위는 구리의 충칭팀과 꾸이저우팀이 차지하고 있다.
미위팅 3단은 1996년 1월 8일생으로 장쑤성 출신이다. 현재 장쑤바둑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국가소년대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11세에 중국내 최연소 프로기사로 입단했고 12세부터 청소년 대회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9년 1월 미위팅은 제3회 리광배 신예전에서 우승했고11월 청두에서 열린 제1회 전국 마인드 스포츠 대회(지력운동회)의 청소년 바둑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2월에는 장쑤팀의 대표로 선발되어 을조리그의 우승을 이끌었다.
[중국통신원 : 박위룡]
[기사출처,사진제공 | 시나바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