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90후 세대 5명진입, 중국 벌써부터 세대교체?
어두일미! 마흔중반 위빈, 8강까지 살아남아 이채
17일 8강전 전판 중계
세대교체가 너무 빠른 것 아닌가? 중국 바둑의 실질적 '투톱'이랄 수 있는 구리와 콩지에가 중국 천원전에서 초반 탈락했다. 그리고 8강에는 '90후 세대'(90년 이후 출생 프로기사들)가 5명이나 들었다.
13일 중국기원서 열린 1회전에서 구리와 콩지에는 나란히 탈락했다. 구리는 동갑내기인 후야오위에게 패했고 콩지에는 황이중에게 당했다. 이들보다 나이가 많은 창하오와 뤄시허 딩웨이 등의 고참기사들도 모두 1회전에서 깨끗이 사라졌다.
15일 열린 2회전에서 8강의 결과가 드러났다. 90후세대가 8강에 5명이나 든 것이다. 90후 세대는 저우허씨, 우광야, 리하오지에, 탄샤오, 스위에까지 다섯이나 된다. 아직도 솜털이 보송보송할 것 같은 10대 후반의 소년들이 천원전을 평정할 기세다. 1회전을 통과했던 랭킹 1위 저우루이양은 2회전에서 후야오위에게 탈락했다.
○● 제25기 중국천원전 8강전
후야오위 VS 저우허씨
우광야 VS 리하오지에
씨에허 VS 위빈
탄샤오 VS 스위에
▲ 천원전 1회전 본선 장면
이런 결과로 인해 구리와 동갑인 후야오위(82년생)는 대표적인 노장기사(?) 취급을 당했다.
후야오위는 반 농담으로 "설이 얼마 지나지 않아 구리가 컨디션 조절을 잘 못한 것 같다. 이 대국에서 구리는 그닥 실력발휘를 못했다."고 1회전 승리를 즐거워했으나, 2회전의 결과를 보고는 "나이든 우리들이 쓸 모 없어졌다고 말할 순 없다. 모두의 실력이 별 차이가 없을 뿐이다. 그러나 어린 기사들이 체력적으로 더 좋다."고 8강의 세대교체 현상을 설명했다.
90후 세대기사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90후세대의 대표격인 탄샤오는 "어린 기사들이 비교적 박력이 넘친다. 그렇지만 노장과 신예 모두 실력은 비슷하다."라고 평가했다. 탄샤오는 올해 비씨카드배 64강전에서 콩지에를 떨어뜨린 신예다.
▲ 콩지에, 요즘 애들 너무 힘들어, 1인자 무서운줄을 몰라. 1회전 탈락
90후세대중 주목받은 이가 하나 더 있다. 후야오위와 8강에서 만나게 될 저우허씨다. 저우허씨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은 저우가 곧 한국의 최철한과 비씨카드배에서 대결을 펼치게 되기 때문이다.
중국 90후 세대의 다크호스 저우허시(92년 10월생)는 "컨디션과 운이 모두 좋다. 최철한과의 일전은 아직 생각할 틈이 없다. BC카드배에서 강동윤을 이긴 것도 비교적 행운이 따랐기 때문이다."라며 웃었다.
올해로 25기를 맞이한 중국 통리배 천원전은 지방정부, 중국기원, 신민만보가 함께하는 대회로 중국의 구리와 인연이 깊다. 구리는 전기 대회 결승에 올랐었고 이대회 6연속 우승에 성공했었다.
12일 열린 대회개막식에서, 중국기원 류스밍 원장은 "천원전은 통리 지방정부, 바둑계, 언론이 모두 '윈윈'하는 대회였다. 기사들이 이 기회를 귀히 여기었으면 한다. 근래 중국바둑의 발전은 그런대로 비교적 좋다. 일련의 세계대회, 아시안게임, 농심신라면배등에서 우리의 성적은 그리 이상적이지 못했다. 우리 기사들이 기회를 꽉 움켜쥐어, 적극적으로 훈련해 나가길 바란다. 이후의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려 바둑 애호가들이 진심으로 춤을 출 듯 기뻐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축사를 남겼고, 이 축사를 실천한 것은 90후 세대가 됐다.
▲ 다크호스 저우허시, 최철한과 28일, 비씨카드배 32강전 대결예정
떼를 지어 몰려온 90후세대만큼이나 위빈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다. 위빈의 별명은 어두(魚頭)로 아시안게임에서 중국바둑대표팀의 총감독을 맡았었다. 67년생 위빈은 1회전서 살아남았고, 2회전에서 87년생 장리까지 사뿐 즈려밟고 8강에 우뚝섰다.
바둑팬들은 중국 정상급의 빠른 세대교체는 대체로 중국 바둑의 실력과 두터움을 보여주는 한가지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정상급 기사의 성적부진이 실질적인 세대교체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 자기관리실패에 의한 조로현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8강전은 한국시간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리며, 시나바둑, 오로바둑, 야후바둑을 통해 동시 인터넷 생중계 된다.
[사진출처, 인용 : 시나바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