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한 해를 정리하며 사이버오로가 발표한 10대 뉴스 중 '콩지에는 세계1인자인가?'라는 주제가 있었다. 2010년의 객관적 데이터로는 1인자라 호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가슴 속 깊숙히 뭔가 미심쩍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론은 '2011년 봄을 지켜보자!' 였다. 농심신라면배와 비씨카드배, 후지쯔배일정 등이 몰려있는 2011년 1분기 기전에서의 활약을 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해를 지나 나온 콩지에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농심신라면배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다 이긴 바둑을 최철한 9단에게 역전당하며 손쉽게 한국에 우승을 넘겨주더니 BC카드배에서는 자국의 신예기사 탄샤오 5단에게 저격당해 1회전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는 등 확고한 1인자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1월 28일 중국기원이 2010년 4분기 중국랭킹을 발표했다. 2010년 12월 말까지의 집계기록을 2011년 2월이 다 되어서야 공표한 것이다. 발표된 중국랭킹에서 콩지에 9단은 1위 자리를 저우루이양 5단에게 2위조차 씨에허 7단에게 물려주며 3위로 주저앉았다. 4위는 구리 9단.
저우루이양, 씨에허가 과연 콩지에, 구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콩지에는 82년생으로 이세돌 9단보다 한 살이 많다. 지난 후지쯔배를 우승하면서 보완했다고 말했던 초읽기에서의 실수문제도 다시 되살아나 그를 괴롭히고 있는 듯 하다. 이제 30을 넘긴 시점이라 이런 하강세를 단순한 슬럼프로 보기만은 어렵다. 2월 21일부터 박문요와 벌이는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도 이런 관점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만 하다.
현 중국기사 랭킹 *2010년 12월 31일까지 기록집계, 2011년 1월 28일 발표
중국랭킹 1위에서 10까지의 인물에 새로움은 없었다. 하지만 콩지에는 무너지고 있고, 구리는 힘을 못 쓰고 있는 모습이다. 랭킹 10위 구링이는 이번 BC카드배 통합예선에서 한국의 연구생 홍무진에게 격파당했고 7위인 퉈지아시 역시 지난 삼성화재배에서 박지연 2단에게 패한 후 아직 슬럼프를 못 벗어나고 있다.
3계단을 상승해 당당히 5위로 랭크된 리저나 구리를 꺾고 중국명인에 올랐던 장웨이지에는 눈여겨 볼만하지만 1위 저우루이양은 아직 세계대회에서 강미를 못보여주었고, 2위 씨에허는 단단하지만 왠지 무섭지가 않다.
특히 현 중국랭킹 1위인 저우루이양은 작년 제15회 삼성화재배 32강과 2010아시안게임에서 2살 어린 한국의 박정환에게 완패당하며 아직 판 맛조차 보지 못한 상태다. 박정환은 천적같았던 천야오예에게도 한중천원전에서 복수에 성공해 이제 또래의 기사중에 적수가 없어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