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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일본 나가노 현에서 벌어진 제45기 일본 십단전 도전5번기 3국에서 야마시타 게이코 9단이 타이틀 보유자인 조치훈 9단에게 149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승부를 4국으로 끌고 갔다.

순서에 따라 흑을 쥔 야마시타 9단은 초반 3연성 포석을 들고 나왔다. 입회를 맡았던 고마쓰 히데키 9단이 “야마시타의 3연성이 보고 싶다.”며 농담조로 던진 말에 야마시타 9단은 바로 알아들은 듯 3연성 포석을 시원스럽게 그려나갔다. 재미있게도 9수까지는 야마시타 9단이 고바야시 사토루 9단을 상대로 벌인 기성전 3국과 동일한 수순으로 진행됐다.

예전 신인시절에 천원과 5.五를 두며 파격적인 바둑을 자주 두었던 야마시타 9단은 ‘침투와 타개의 신(神)’이라 불리는 조치훈 9단을 상대로 중앙에 대모양을 펼쳤다. 조치훈 9단 역시 실리를 벌어놓고 중앙에 뛰어드는 작전으로 야마시타 9단의 ‘우주류’에 맞섰다.

중반까지는 조치훈 9단이 좋은 흐름으로 나갔다. 조치훈 9단은 실리를 차지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중앙을 견제해 앞서 나갔으나 초읽기에 몰리면서 연거푸 의문수를 둬 역전을 허용했다. 중앙 사활을 간과한 나머지 야마시타 9단의 호된 공격에 역전의 빌미를 제공한 셈. 결국 중앙 백대마가 모두 잡혀버리는 참상을 맞게 됐고 조치훈 9단은 백대마가 죽자 순순히 돌을 거뒀다.

지난 달 NHK배 우승으로 생애 70번째 타이틀을 획득한 조치훈 9단은 도전3국의 패배로 71번째 타이틀 획득은 다음 대국으로 미뤄야 했다. 도전자 결정전에서 요다9단을 꺾고 십단전 도전권을 획득한 야마시타 9단은 현재 기성, 왕좌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며 통산 타이틀 획득 기록은 12회.
제44기 도전5번기 승부에서도 조치훈 9단에게 3:1로 패한 바 있는 야마시타 9단은 이날 승리로 반격을 시도했지만 아직 1:2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기원의 공식 인터넷 대국실 '유현의공간(=사이버오로)'에서는 일본 십단전 도전5번기 모든 대국을 생중계한다. 산케이신문이 주최하는 일본 서열 4위 기전인 십단전은 제한시간 각자 4시간으로 우승상금은 1450만엔(한화 약 1억2천만원)이다.

뒤늦게 반격의 시동을 건 야마시타 9단의 1위 자존심과 십단전 3연패를 향한 노병 조치훈 9단의 네번째 충돌은 오는 4월 19일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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