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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훈 9단이 일본 랭킹 1위인 야마시타 케이고 기성(棋聖)의 기세를 눌렀다. 3월 8일 일본 니가타 시에서 벌어진 제45기 일본 십단전 도전5번기 1국에서 타이틀 보유자인 조치훈 9단이 도전자 야마시타 케이고 9단을 맞아 172수만에 백불계승으로 꺾고 선취점을 올렸다.

이날 대국은 오전 9시에 시작되어 점심시간인 12시까지 총 27수가 진행될 만큼 느리게 진행됐다. 초반 백을 쥔 조치훈 9단은 좌하귀 화점을 비워 놓은 상태에서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흑을 쥔 야마시타 9단은 하변의 실리를 챙기며 우하귀에서 중앙에 이르는 백 대마와 우변에서 상변에 이르는 백 대마를 공격했다.

중반들어 흑의 공격은 별다른 효력을 거두지 못했지만 조9단은 좌상변 일대와 좌하귀의 두터움을 키워 나갔다. 백의 두터움을 의식한 야마시타 9단이 흑161로 비어 있던 좌하귀를 차지하자 백은 이를 위협하며 좌변을 두텁게 만들었다. 이에 흑은 167의 강수로 삭감에 나섰으나 백은 주변의 두터움을 이용해 168,170,172로 흑의 의도를 꺾어 항복을 받아냈다.

지난 제44기 때 역시 야마시타 9단의 도전을 3:1로 물리친 바 있는 조치훈 9단이 최근 기성 타이틀을 방어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랭킹 1위 야마시타 9단을 맞아 기선제압을 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십단전 2연패를 기록 중인 조9단은 선승을 거둠으로써 생애 통산 70회 타이틀 획득의 발판을 마련했다.

야마시타 9단은 최근 고바야시사토루 9단에게 4:0으로 완승을 거두며 기성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서 현재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지만 십단전 도전1국 패배로 일단 기세가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도전자 결정전에서 요다9단을 꺾고 십단전 도전권을 획득한 야마시타 9단은 현재 기성, 왕좌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며 통산 타이틀 획득 기록은 12회.

1국에서 자존심을 구긴 야마시타9단의 반격과 ‘노병’ 조치훈 9단의 관록이 충돌하게 될 2국은 오는 3월 29일 아이치현 가마고리 시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일본기원은 사이버오로와 동일한 대국실을 사용하고 있어 일본 십단전 도전5번기 모든 대국은 자동으로 사이버오로에서도 생중계된다. 산케이신문이 주최하는 일본 서열 4위 기전인 십단전은 제한시간 각자 4시간으로 우승상금은 1450만엔(한화 약 1억2천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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