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쉬 9단이 비틀거린다. 최근 2~3년간 일본 랭킹1위로 군림했던 장쉬 9단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11월30일 일본 야마가타에서 벌어진 제54기 일본 왕좌전 도전5번기 제3국에서 도전자 야마시타 케이고 9단(28세)이 타이틀 보유자인 장쉬 9단(26세)에게 209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1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날 대국에서 야마시타9단은 3연성으로 초반 포석을 열어 나갔으며, 장9단 역시 적극적인 포석으로 싸움을 걸어왔다. 이후 산발적인 전투가 계속되면서 미세한 접전이 계속되었으나 중반들어 흑이 좌변을 삭감하면서 실리면에서 앞서 나갔다.
180여수가 진행되어 종반으로 접어들무렵 검토실에서는 “장쉬 왕좌의 역전은 어렵다.”는 일치된 의견이 나왔다. 이후 20여수가 더 진행되었지만 역전의 실마리를 찾지못한 장9단이 돌을 거두었다.
장9단은 현재 왕좌, 碁聖, 용성전, 아함동산배 등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다카오신지 9단에게 명인타이틀을 빼앗기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만약 7대 타이틀 가운데 하나인 '왕좌' 타이틀마저 잃게 된다면 장기적인 슬럼프로 빠져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장9단은 11월 24일 현재 46승 13패(승률 78%)로 다승부문 1위, 승률부문 2위를 기록중이어서 객관적인 데이터로 볼 때는 아직까지 최강자라고 할 수있다.
야마시타9단에게 유독 강했던 장9단이 명인타이틀 상실후 그에게 왕좌전 2연패를 당하면서 벼랑끝에 몰린 것을 두고 명인타이틀 상실의 타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어쨌든 이번 왕좌전은 타이틀 방어 여부에 따라 장쉬 9단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틀의 향방을 가늠하게 될 도전제4국은 오는 12월 7일 나고야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왕좌전은 세계대회에서 각자의 제한시간을 줄여 나가는 추세에 따라 금년 5번기부터 각자 5시간에서 1시간을 줄여 각자 4시간으로 바뀌었다. 우승상금은 1350만엔(한화 약 1억800만원).
[ 제54기 일본 왕좌전 도전5번기 ]
- 도전제3국 209수끝, 흑불계승(야마시타 승)
- 도전제2국 307수끝, 백1집반승(야마시타 승)
- 도전제1국 147수끝, 백6집반승(장쉬 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