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해서 3번째 장쉬 9단에게 왕좌타이틀 도전권을 내민 야마시타케이고 9단(기성)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명색이 일본랭킹 1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더욱 그러하다.
10월26일 일본 도쿄 포시즌호텔에서 벌어진 제54기 왕좌전 도전5번기 제1국에서 장쉬 9단(26세)이 도전자 야마시타케이고 9단(28세)을 247수만에 백6집반승으로 제압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이날 대국은 표면상으로는 왕좌전 타이틀이지만 일본 3대 타이틀 보유자인 야마시타 기성과 장쉬 명인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를 끌었다. 초반전에 흑을 잡은 야마시타9단이 상변과 하변을 중심으로 실리를 벌어 들였고, 이에 맞서 장9단은 좌변과 우하귀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워 나갔다.
중반들어 국지전이 이어졌으나 덤 오차 범위 내에서 미세한 형국은 계속됐다. 종반전 들어 장9단은 발 빠른 끝내기로 점수를 벌어 들여 반면으로 비김을 만들면서 백6집반승.
대국이 끝난 후 장쉬9단은 “초반에 약간 두기 쉽다고 생각했다. 흑51로 세력을 쌓자 백52로 중앙에 뛰어든 후 약간 재미있게 됐다고 생각했다. 보기드문 바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야마시타9단은 “초반에 그다지 좋지않았다. 흑51로 넗게 세력을 쌓은 후 내 공격이 먹히기는커녕 오히려 공격을 당하는 모양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장쉬는 현재 5관왕(명인,왕좌,碁聖,용성전, 아함동산배)으로 자타공인의 일본 1인자라고 할 수 있지만 최근 들어 그의 위상이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장9단은 다카오신지 9단과의 상대전적에서 11승 14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 명인전 타이틀전에서 다카오9단에게 2: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
왕좌전은 세계대회에서도 제한시간을 줄여 나가는 추세에따라 금년 5번기부터 각자 5시간에서 1시간을 줄여 각자 4시간으로 바뀌었다. 도전 제2국은 오는 11월 16일 교토 웨스틴미야코 호텔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우승상금은 1350만엔(한화 약 1억80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