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마지막 날, 갑조리그 퇴출을 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9,10,11위 북경해전(승점17점), 대련(16.5점), 사천팀(15점)이 총력을 기울여 각축전을 벌였다. 총 12개팀 가운데 11,12위는 갑조리그에서 퇴출돼 을조리그로 밀려나게 된다. 상해팀이 이미 갑조리그 퇴출을 확정지은 홍콩팀에게 2:2(주장전 승리,사진)로 승점 1.5점을 추가하면서 우승을 확정지은 가운데 이들 세 팀이 오차 범위내에서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
결국 북경해전과 대련팀이 강팀인 북경대보와 귀주위성에 승리를 거둬 승점 2점을 추가하면서 갑조리그 잔류를 확정한 반면 사천팀은 공식계약 대국이 끝난 조훈현 9단까지 재투입하는 등 사력을 다해 막판 뒤집기를 노렸으나 3:1로 중경팀에게 승리를 거두고도 탈락하는 비운을 맛봤다.
이날 대국에서 대련팀은 1: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주장전에서 대련팀 주장인 류샤오광 9단이 귀주위성의 위빈 9단에게 반집승을 거두며 승점 1.5점을 얻어 결국 북경해전(승점19점), 대련(18점), 사천팀(17점) 순으로 순위가 결정됐고 11위를 차지한 사천팀이 갑조리그 퇴출이 확정됐다.
사천팀의 갑조리그 퇴출의 책임을 떠 안게 된 조훈현 9단은 이번 시즌에서 총 8판의 대국을 소화하는 조건으로 최고대우를 받고 중국리그에 출전했으나 4승 4패의 부진을 보인 책임을 느껴 마지막 라운드의 출전을 결정했다.
이 대국에서 조9단은 저우허양 9단에게 승리를 거둬 자원 대국의 의미를 살렸다. 조9단은 같은 팀원인 리지에4단과 간단한 의사표시로 팀 승리를 확인하며 갑조리그 잔류를 기대.
이때 상황은 귀주팀이 막판 경쟁 상대인 대련팀에 2:0으로 앞서고 있었다. 결국 대련팀이 주장전을 포함한 남은 두 판에서 모두 승리, 극적으로 승점1.5점을 추가하면서 사천팀의 갑조리그 탈락이 확정됐고 이 바람에 일부에서는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했다.
중국갑조리그 사천팀이 갑조리그 퇴출이 확정되자 왕루난 중국기원 원장은 “의외다. 정말 의외다. 사천팀이 갑조리그에서 퇴출될 줄은 정말 몰랐다. 나는 북경해전이 그렇게 될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왕원장은 일부에서 대련 VS 귀주위성의 시합 중 위빈 9단의 바둑에 제기되고 있는 승부 조작설에 대해서 “매 시합마다 중국기원이 감독한다. 내가 보증할 수 있다. 그 대국은 절대 승부가 조작된 것이 아니다. 위빈이 양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며 류샤오광이 노력하여 국면을 뒤집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천팀의 주장으로 활약한 조훈현 9단이 현지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은 심경을 옮긴다.
기자: 이번 저우허양과의 대국을 평가한다면?
조훈현: 상당히 복잡한 바둑이었다. 저우허양이 중앙에서 실수를 해서 백이 약간 좋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우허양이 더 좋았을 것이다.
기자: 이전에는 사천팀 주장으로 출전하였는데 이번에 부주장으로 출전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조훈현: 없다. 양이도 우리팀에서 실력이 강한 기사 중 한사람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나를 주장으로 출전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장으로 나가든 4장으로 나가든 팀에서 결정하면 나는 최선을 다해서 둘 뿐이다.
기자: 이 대국은 금년 갑조리그의 마지막 대국이었다. 금년 갑조리그와 과거에 출전했던 갑조리그의 차이점이 있다면?
조훈현: 2002년 갑조리그에 출전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이 가장 어려웠다. 현재 중국바둑의 실력이 갑조리그의 실력에 따라서 점차 높아지고 있어 갈수록 두기가 어려워질 것 같다. 이는 하나의 과정이다. 중국바둑의 실력은 갑조리그의 발전에 따라 진보하고 있다.
기자: 한국바둑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현재 중국바둑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며 어느 기사가 중국바둑의 희망이라고 보는가?
조훈현: 중국의 젊은 기사들의 발전은 아주 빠르다. 구리로 대표되는 젊은 기사들 다수가 중국바둑의 희망이다. 최근 1,2년 사이에 두각을 보인 10여명의 기사들이 아주 대단하다. 중국바둑의 두터움이 전체적으로 이미 육소룡시대를 넘어섰다.
기자: 이번에 사천팀이 갑조리그에서 퇴출당해 심정이 괴로울 것 같은데…
조훈현: 갑조리그 퇴출에는 내 책임이 아주 크다. 지금 이 문제를 말하고 싶지 않다. 마음이 매우 혼란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