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뤄시허9단이 초반부터 이세돌 9단을 거칠게 몰아 붙이며 완승을 거두었다. 이전에 국제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적이 없는 뤄9단이 이9단을 상대하기란 버겁지 않을까라는 것이 중국바둑계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중국기사들이 출국하기전 중국기원 왕루난 원장 등은 후야오위는 걱정이 안되는데 뤄시허가 좀 걱정이 된다는 분위기였으나 뤄9단이 승리를 거두자 축제 분위기.
11월초 한국기원이 발표한 한국랭킹에서 이세돌 9단이 처음으로 이창호 9단을 제치고 랭킹 1위에 올라선 이후 뤄9단이 처음으로 이세돌 9단을 낙마시키는 공로를 세웠다.
중국바둑계는 지난 10월19일 LG배 세계기왕전에서 구리7단이 이세돌 9단을 물리치며 국제대회 14연승의 기록을 종결시키는 전과를 거둔 이후 1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뤄9단의 승전보에 잔뜩 고무되어 있다.
이번 뤄9단의 승리로 다시한번 ‘마씨신정’이 주목을 받으면서 그 효과에 대해서 많은 의견이 나왔다. 뤄9단은 이세돌에게 승리를 거둔 후 마씨신정에 대한 효과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이렇게 짧은 시간내에 효과를 봤다기 보다는 단지 운이 좋았다는 견해도 있다.
대국당일 중국기원 3층에 있는 훈련실에서는 세계대회가 벌어지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위빈 9단, 구리 7단, 왕레이 8단 등이 테이블 하나를 둘러싸고 연구에 몰두했다.
이날 인터넷을 대국을 지켜본 마9단은 “이세돌이 둔 바둑중에 보기 드물게 형편없는 바둑이었다.”라고 평했다. 그는 특히 뤄9단이 우세한 상황에서도 적당하게 타협하지않고 가장 강력한 수로 일관한 것을 높게 평가 했다.
그는 “이세돌과 같은 기사를 상대할 때는 먼저 정신적인 면에서 그에게 지면 안 된다. 창하오가 이세돌과 둔 도요타덴소배 결승3국처럼 우세한 상황에서 창하오는 언제나 우세를 지키려고만 하다보니 결국 이세돌에게 역전을 당했다.”라고 말했다.
장쉔 8단도 이에 대해서 공감하며 “이세돌은 상당히 똑똑한 기사이다. 그가 상대의 성격을 꽤 뚫어 본 후에는 아주 교활하게 상대를 괴롭힌다. 그는 상대가 이전에 그를 두려워하여 물러섰으니 다음에도 똑같이 물러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한 두번 하다 보면 그는 갈수록 자신감이 생겨나고 상대는 위축되게 된다.”라고 말했다.
뤄9단과 같은 갑조리그 팀동료인 류싱 7단은 “시합전에 뤄9단이 이길 확률은 50%가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구리가 LG배에서 이세돌을 이긴 후 그의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그러니 뤄시허는 구리에게 감사해야 한다.”라고 한마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