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에 대만 바둑 사상 처음으로 형제지간에 타이틀전이 벌어질 뻔 했다. 천원전 리그전에서 천원타이틀 보유자인 저우쥔쉰(周俊勳) 9단의 친동생인 저우핑치앙(周平强)3단이 대만의 2인자인 린즈한(林志涵)7단과 도전자 결정전을 벌인 것.
이날 저우3단은 8명이 벌이는 리그전에서 5승2패로 린5단과 동률을 이루어 동률 재대국을 벌였다. 저우3단은 본선 리그전에서는 린7단에게 승리를 거두었으나 정작 중요한 도전자 결정전에서는 동일 인물에게 패하여 형제간의 타이틀전은 무산되었다.
▲ 대만 유일의 형제기사. 오른쪽이 대만 1인자 저우쥔쉰 9단이고, 왼쪽이 그의 친동생 저우핑치앙 3단.
결국 동생을 꺾은 린5단은 그의 형인 저우9단과 도전5번기를 벌이게 된다. 저우3단은 대만의 명문대학인 정치대학(政治大學) 4학년에 재학중으로 지난 2002년 입단한 늦깍이 프로기사.
한중일 바둑강국에는 창하오-장쉔, 이세돌-이상훈, 장쉬-고바야시이즈미, 위에량-권효진, 녜웨이핑-콩링원 등과 같이 부부, 형제, 국제커플, 부자지간 등 다양한 인척 관계의 프로기사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총35명의 프로기사들이 있는 대만기원에도 부자기사, 형제기사 등의 기사들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않다.
대만기원 기사들중 저우9단 형제이외에도 부자지간과 국제결혼을 한 커플이 있다. 대만의 1인자인 저우9단이 등장하기 이전에 전성기를 누렸던 천용안(陳永安) 5단와 천이시앙(陳義翔) 초단(83년생)은 부자지간이다. 그리고 저우커핑(周可平)4단(67년생)은 한국인 아내를 맞이한 국제커플 기사이다.
금년 3월경 천5단와 천초단 부자는 대만 최대 기전인 천원전(우승상금 80만NT(한화 약2600만원), 준우승 30만NT) 예선에서 처음 마주 쳐 첫 부자지간의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부친의 승리로 끝이 났으며 천5단은 최종 예선에서 아쉽게 패해 본선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그리고 대만 문화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저우4단은 대학 재학중 대만으로 유학을 온 한국인 아내인 강경구(姜炅玖)씨(69년생)와 교재한 끝에 94년 결혼에 성공, 줄곧 대만에서 살고 있다. 숙명여대 중문학과를 졸업한 강씨는 결혼 당시 바둑을 전혀 몰랐지만 남편인 저우4단에게 바둑을 배워 이제는 바둑교실 지도사범으로 일하고 있다. 아마 3단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강씨는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중국어로 바둑을 강의할 정도의 중국어 실력도 능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