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바둑강국을 자부하는 한국 바둑계에는 아직까지 인터넷공식기전이 없다. 하지만 개혁개방의 흐름을 타고 중국 바둑계는 이미 인터넷기전도입, 아마추어에 기전 개방 등과 같은 혁신적인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중국 바둑계는 지난 해부터 천원전, 신인왕전을 비롯하여 금년에는 명인전까지 예선전을 인터넷으로 치르고 있다. 게다가 아마추어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처음 시도할 당시에는 인터넷 부정대국, 운영미숙 등의 문제점도 나왔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이다.
비록 이런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시대변화에 맞추려는 적극적인 자세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97년부터 중국 랭킹제 도입 등을 시작으로 사실 중국 바둑계의 적극적인 정책은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중국 바둑계는 바둑팬들 입장에 서서 그들이 대국관전이 여유로운 주말에 주로 타이틀전이나 결승전을 벌인다. 그래서 금년 갑조리그 개막 첫 대국도 주말에 벌어진다.
초속기전을 도입하여 수 백 명의 일반 관전자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대국을 벌이기도 한다. 명인전, 아함동산배 등은 이미 아마추어기사에게 예선전 문호를 개방하였으며, 천원전 등 다른 기전에서도 문호개방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국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타이틀전을 벌이며 그 기전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기도 한다. 갑조리그에 외국의 세계 정상급 기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여 출전을 독려하여 자국 기사들에게 국제감각을 키워주고 있다. 중국바둑계의 이런 공격적인 정책에 일반 관전자들은 돈을 내고 공개해설을 관람할 정도로 호응을 해 준다.
▲ 지난 2003년 6월, 제6회 비씨카드배 한중 신인왕전이 최초로 인터넷으로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
한국 기전은 주말에 결승전을 벌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 십년 동안 이어져 온 배타적이고 권위적인 기전의 형태는 여전하며 변화 없이 더 이상 초고속시대에 발맞추어 갈 수 없다.
이런 면에서 중국바둑계가 반상 외에서 벌이는 개혁 정책은 바둑팬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세계대회 우승에만 열을 올리고 앞으로의 큰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허우적 거리는 한국바둑계보다는 좀 더 새로운 시도로 바둑 팬들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중국 바둑계의 행마는 더욱 선진적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