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기원 설립5년째, 목표는 한국
‘이제 대만바둑은 시스템을 갖췄다.우리의 목표는 한국이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서서히 사회문화적인 분위기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만바둑의 비약이 심상치 않다. 한중일 중심의 세계바둑계에 훌륭한 인재를 제법 배출했으면서도 자국내 프로시장창출에는 미흡했던 대만이 기지개를 켜고 있어 주목된다.
◀대만주최 세계대회 중환배 로고
현 대만 바둑계의 중심은 대만기원, 대만 바둑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대만기원은 2000년 3월경에 성립되어 이제 곧 5년째를 맞는다. 대만기원은 매년 총4명(연구생2명, 일반2명)의 프로기사를 배출하고 있으며 현재 총35명의 프로기사들이 소속되어 있다. 대만기원이 추산하는 대만의 바둑인구는 현재 약200만명. 전체인구 2300만을 감안한다면 상대적으로 적지 않은 수이다. 5년전만 해도 약20여만에 이르던 대만의 바둑인구가 이렇게 급성장한 원인은 다음의 세가지를 들 수 있다.
그 하나는 5년전 대만기원이 성립되면서 정식으로 프로기사가 되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그 전까지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좀 애매모호했었다. 다른하나는 문화적 측면, 일본의 바둑만화인 ‘고스트 바둑왕(한국명)’이 소개되면서 바둑붐을 조성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그런 덕분에 1천명의 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바둑도장도 등장했다. 마지막 하나는 정부의 지원, 이런 바둑부흥 분위기에 병역특례가 생겨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바둑대체복무로 프로활성화
- 한국기원 소속 천스위엔도 복무중
대만은 한국만큼이나 ‘병역의 의무’가 신성불가침인 곳이다. 그러나 바둑은 작은 예외로 인정되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병역의무(1년10개월)대신 바둑을 통해서 대체복무가 가능하도록 법령을 개정한 후, 중환배의 대만영웅 린즈한(林志涵) 7단이 2004년의 첫 수혜자가 되어 대체복무를 시작했다. 대체복무는 2단 이상의 기사이면 특별한 성적이나 경력이 없어도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고 대만기원은 매년 3명을 선정하여 대체복무를 시키고 있다.
대체복무를 하는 기사는 복무기간중 1개월의 기초군사훈련만 받으면 되며 그 외의 기간은 모두 대만기원에 소속되어 복무하게 된다(대체복무중인 기사라 할지라도 세계대회에는 참가할 수 있음).
◀천스위엔 2단
최근까지 한국기원에 소속되어 활동하던 천스위엔(陳詩淵) 2단도 이 혜택의 수혜자가 됐다. 병역문제로 고민이 있었던 천2단이었잠 최근 대만으로 돌아가 대만기원에 소속되어 올 7월부터 대체복무를 시작하게 됐다. ‘고민 끝 다시 바둑 시작’인셈이다.
대만기원은 실무 총책인 천궈싱(陳國興, 60세 프로기사) 비서장이 현재 업무를 총지휘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모든 것이 한국, 중국, 일본기원과는 비교가 안되는 초보단계이지만 대만에서 진행되는 거의 모든 기전의 프로기전을 개최하는 중심으로 부상했다. 대만기원은 상장기업인 중환그룹의 동사장인 옹밍시엔(翁明顯,61세.사진)이 대만기원 공동사장을 겸하면서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아마6단의 기력을 자랑하는 옹 공동사장은
“지속적으로 중환배를 개최할 것이다. 예전에는 대만 기사들이 한중일 기사보다는 기력차이가 났다. 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여 지금은 많이 그 차이를 좁혔고, 기력 향상 속도도 아주 빨라 곧 한국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이 제일 강하지않는가. 우리의 목표는 한국이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