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랭킹1위 기성전 제1국에서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하네 나오키 9단이 모처럼 1인자의 면모를 보여주며 기선을 제압. 타이틀 방어에 청신호를 밝혔다.
1월 12,13일 양일간 일본 니가타에서 벌어진 제29기 기성전 도전7번기 제1국에서 하네 나오키 기성이 도전자 유키 사토시 9단을 132수 만에 백불계승으로 물리치며 7번기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초반부터 힘바둑 나온 유키9단에 맞선 하네 9단은 우변과 중앙에서 난전을 벌이며 흑대마를 포획, 승기를 잡았다.
국후 하네 9단은 "하변을 막혀 괴로웠지만, 평정을 찾으니 어떻게든 이길 기회가 보였다"라고 한 반면 유키 9단은 "중간에 흐트러져 바둑이 나빠지고 말았다. 다음 대국은 확실하게 두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관서기원 소속 기사가 랭킹1위 기성전 도전무대에 등장한 것은 초대 기성전에서 하시모토 우타로(橋本宇太郞) 9단이 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 9단과 쟁패를 겨룬 이래 28년만의 일로 일본 바둑계의 화제가 되고 있으며 관서기원은 현지 응원단을 모집해 응원에 나서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사가 주최하는 기전서열 1위 기성전의 우승상금은 4200만엔(한화 약 4억2천만원). 하네 나오키 9단과 도전자 유키 사토시 9단의 도전7번기 제2국은 1월 26, 27일 양일간 일본 톳토리현에서 벌어질 예정이며 2000년 이후 이날 대국까지 양자간의 통산전적은 하네 9단이 4승1패로 앞서있다.
반세기 만의 나고야-오사카 결전(일본기원 실황중계 소개기사 요약)
2005년 서두를 장식하고 있는 제29기 일본기성전 도전기는 나고야(名古屋, 일본기원 중부총본부 소재지)의 하네 나오키 기성(羽根直樹. 28세)과 오사카(大阪, 관서기원 소재지)의 유키 사토시 9단(結城聰. 32세)이라고 하는 신선한 대결이다. ‘나고야’와 ‘오사카’의 대결은 1957년도 제5기 왕좌전 결승전에서 시마무라 8단(島村利博, 나고야)과 한다 8단((半田道玄, 오사카)이 대결한 이래로 약 반세기 만의 일이다.
일본바둑계의 변동을 가름케 할 최고의 빅 이벤트인 이번 기성전 첫 방어전에서 2연패를 목표로 하는 하네 기성은 자연스러운 본격파의 기풍이지만 최근에는 실리에 매서워진 편이다. 이에반해 도전자 유키 9단은 두터움을 앞세운 공격에 능한 기풍으로 알려져 있어 양웅의 대결은 볼 만한 싸움이 될 것 같다.
작년, 사상최초의 3연승 3연패 후의 1승이란 극적인 스코어로 기성위를 획득해, 일본기원 중부총본부에 첫 3대 기전 타이틀을 가져다 준 하네 기성이지만 정상에 선 뒤로는 어찌 된 영문인지 부진의 늪에 빠져버렸다. 이번 기성전 7번승부는 중부 바둑계에서도 하네 기성 본인으로서도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중대국면인 셈이다.
한편, 도전자 유키 사토시 9단은 최근 세를 늘리고 있는 관서기원을 이끌어 갈 견인차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만약 기성을 획득하게 된다면 관서기원의 7대기전 타이틀 보유는 하시모토 9단의 왕좌(橋本昌二, 1981)이후 두번째 쾌거가 된다. 유키 9단은 과거 기성(碁聖)에 두번 도전해 실패한 전력이 있어 7대기전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 속기전에서는 타이틀을 몇번 획득한 경험이 있지만 이틀 걸이 도전무대는 그로서도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