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어디라도 마찬가지겠지만, 금년 한해 중국바둑을 돌아 보면, 정말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
랭킹 1위의 변화
- 창하오의 예상외 선전
콩지에 7단이 랭킹1위에 올라섰다. 2003년 4월 30일이래 줄곧 랭킹1위를 차지한 구리7단을 밀어내고 무관왕인 상태에서 중국 랭킹1위에 올랐다. 또한 중국의 꺼져가는 희망인줄만 알았던 창하오 9단은 도요타배와 응씨배에 연거푸 결승 진출했고, 2004년말과 2005년초 다시 한번 부활의 불씨를 지피며 명예회복에 나섰다.
구리 여전히 4관왕
- 국내용 꼬리표 계속 따라다녀 괴로움
구리 7단은 비록 랭킹 1위에서 밀려났지만 천원, 명인 타이틀과 속기기전인 NEC배, 초상은행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4관왕에 올랐다. 중국내 최다관왕을 기록한 것은 물론, 각종 3번기대국에서 승리를 거둬‘3번기 천하무적’이라는 말도 만들어 냈다. 중국 갑조리그에선 20승2패로 갑조리그사상 가장 높은 승률(90.91%)을 기록하기도. 하지만 구7단은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 4강에서 이세돌 9단에게 1-2로 져버렸다. 이외에 세계대회에서 그렇다 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해 ‘국내용’이라는 비판도 함께 받은 한해였다.
왕시 급부상
구링이등 신예기사 활약 돋보여
왕시5단의 급부상도 올 한해에 빼 놓을 수 없는 뉴스 거리였다. 그는 삼성화재배에서는 처음으로 예선을 거쳐 결승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으며 CSK배에서 유창혁 9단, 하네 나오키 9단 등을 꺾는 활약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외에도 치우쥔 7단의 최연소 명인등극, 전국개인전우승, 신인왕 우승 등도 눈여겨 볼만한 사건이었으며, ‘9단킬러’로 부상한 구링이 2단의 갑조리그 8연승, 김강근 4단(당시)과 황이중 6단의 ‘황금(黃金)분쟁’ 등도 중국 인터넷과 신문지면을 크게 장식했던 한해.
중국 최대기전 창기배 탄생
중국바둑계 전체로 볼 때는 우승상금 40만위엔(한화 약 6000만원)으로 중국내 최대인 창기배(倡棋杯) 탄생은 중국바둑발전의 큰 활력소가 되었다. 이 기전은 응창기바둑교육기금회의 출자로 창설되었는데 응씨배의 창시자인 응창기 선생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들어 진 기전으로 매년 그의 출생일인 10월23일 개막을 하게 된다.
갑조리그 휘청
금년 중국 갑조리그는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갔다. 전반기에 협찬사를 찾지못해 존립자체에 위협을 받다가 후반기에 겨우 협찬사를 찾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리그에서는 창하오 9단, 후야오위 7단 등을 앞세운 상해팀이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던 중경팀을 3위로 추락시키면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 사진은 을조리그에 참가했던 한국 선수들. 맨 왼쪽에 조훈현 9단이 보인다.
세계대회에서는 창하오9단이 응씨배, 도요타배 결승전에 그리고 저우허양9단의 춘란배 결승진출, 왕시5단의 삼성배 결승진출, 위빈9단의 제16회 TV아시아바둑선수권대회 우승 등 많은 전과를 올렸으며, 단체전인 CSK배에서 첫 우승하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한편 한중 천원전에서 구리7단이 최철한 9단을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한중 신인왕전에서 치우쥔 6단(당시)이 안조영 8단에게 2:0로 승리를 거두었다. 중일 아함동산배에서 저우허양 9단이 하네나오키 9단에게 승리를 거두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이와 같은 국제무대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중국기사들의 수입도 작년과 비교해서 상당히 많이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