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확실히 늙었다(曺薰鉉明顯老了)"
이는 마샤오춘 9단이 지난달 28일 벌어진 제23기 KBS바둑왕전 승자조 준결승전에서 조훈현 9단 VS 조한승 7단의 대국을 분석해서 중국의 유력 스포츠신문인 체단주보의 6월2일자에 실린 관련기사의 타이틀 제목이다.
이 대국에서 조한승 7단은 조훈현 9단을 맞아 흑2집반승을 거두면서 승자조 결승에 진출했다. 물론 원문을 놓고 보면 이는 “조훈현, 확실히 쇠약해 졌다(녹슬었다)”라고도 번역이 가능하지만 한판의 대국을 놓고 이렇게 혹독하게(?) 평가하는 것은 조 9단의 팬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중국의 유력 스포츠신문인 체단주보에서 이와 같은 타이틀을 달며 조 9단의 대국을 평했는데 그 내용을 잠시 들여다 보자.
어쩐 일인지 최근 흑1에서 7까지의 포석이 자주 보인다. 보아하니 한국기사들은 포석에 대한 연구를 비교적 중시하는 것 같다.
백8은 장기전으로 가려는 의도. 하지만 흑11로 붙인 착수가 매서웠다. 백이 위쪽을 버리고 아래를 젖혀 귀를 차지한 변화는 필연적이다. 흑이 아직 한점을 확실히 제압한 형태가 아니라서 이 결과는 흑이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
흑25는 일종의 버티기로 볼 수 있다. 정수는 178자리로 한칸 뛰어 보강하거나 173자리로 깨끗이 따내는 것이다. 백26으로 밀어 압박(?)한 것은 선수활용으로 이득을 보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않다. 이 수는 당연히 61자리의 마름모 자리에 두어 축머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흑이 축머리를 해소하도록 했어야 했다. 따라서 백26과 흑27의 교환은 백이 손해본 결과이다.
백28로 뛰어들어 안에서 살게 되어서는 흑도 축 보강이 급하지 않게 되었다. 백38은 관례에 따라 57자리로 젖히지 않았지만 실전은 그렇게 하면 살지 못한다. 이 때문에 백38은 당연히 40자리로 밑으로 붙였어야 한다.
백38은 통상 57자리로 젖히는 것이 행마법이지만 실전은 그렇게 두면 살지 못한다. 따라서 백38은 당연히 백40의 자리로 붙였어야 한다.
흑43은 정말 이상하다. 이 수는 106자리로 뛰는 것이 올바른 착수이다. 이외에 흑50자리로 뛰어드는 것도 크다. 백44로 씌운 수에 대해 흑45는 대악수! 이 수의 본 뜻은 백의 사활을 염두해 둔 것인데 사실은 흑의 계산착오이다. 흑45는 55자리를 선수로 밀어 둔 후 67자리에 마늘모로 연결하는 것이 선수였다.
흑55이하로 손이 가는 것은 습관성. 하지만 백60에서 64까지의 처리가 교묘하여 흑은 이미 백을 잡을 수가 없게 됐다. 흑이 만약 72자리로 젖힌다면 백은 87자리를 선수로 끊은 후 84자리로 되젖혀 흑이 안된다.
백66이하 88까지 깨끗하게 살아서는 백이 우세. 흑89이하는 축으로 두점을 잡기위한 것으로 손해이며, 백의 우세는 더욱 확대되었다. 백102,104는 실착. 흑105로 뛰어나오는 것을 당한 후 후속수단이 없다. 백은 당연히 105자리로 뛰는 것이 이 순간의 급소이다.
백110은 치밀하다! 백116에서 120까지 선수로 모양을 갖추는 것은 아주 좋다. 백122로 단수 칠 때 여전히 백이 우세. 백128은 불필요한 수. 백130은 당연히 131로 이어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흑은 아직 183자리로 끊는 점이 있어 이는 틀림없이 내부에 숨어있는 우환이 될 것이다.
백138은 실착! 이 수로 만약 139자리에 둔다면 흑은 144자리로 호구치고, 백은 A자리로 단수를 치고, 흑은 B자리로 잇고, 백이 178자리로 정면으로 맞선다면 백은 여전히 미세한 우세를 유지할 수 있다.
백141은 당연히 158자리로 두는 것이 올바른 착수. 백152는 패착이다! 이 수는 당연히 155자리로 들여다 보아야 한다. 그러면 흑은 잇고, 백은 163자리, 흑은 158자리로 두어 이와 같이 후수로 흑141 한점을 연결해 갈 수 있다. 백이 다시 A자리로 단수친 후 156자리로 밑으로 붙이는 자리를 차지했다면 승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
흑157 이하 흑의 1선으로 넘어가는 것은 선수, 이후 흑이 173자리로 돌아와 따내어서는 흑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이어지는 끝내기에서 흑이 안전운행으로 일관하며 백이 조금 벌어들였지만 대국결과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