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0일 팀별 단체대항전 형식으로 벌어진 2004년 중국 을조리그 제1라운드가 끝이 났다. 을조리그는 각 팀 4명이 한 조가 되어 벌이는 단체전으로 승자에게는 승점 2점, 무승부일 경우는 1점, 패자에게는 0점의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1라운드가 벌어진 첫날, 가장 관심을 모았던 대국은 대련팀과 홍콩팀의 대결이었다. 조훈현 9단, 조한승 7단을 앞세운 홍콩팀은 조훈현 9단만이 힘겹게 3집반으로 리우 샤오광 9단에게 승리를 거두었을 뿐 나머지 3명이 모두 져 1:3으로 패하고 말았다.
점심 식사 후 조훈현 9단, 조한승 7단과 송태곤 6단 세 사람은 대진표 앞에서 30일의 대국을 살펴봤다. 송6단은 양스하이(楊士海) 8단의 이름을 보고 잘 모르겠다는 듯이 조 9단에게 “이 사람이 누구예요?”라고 물었다. 송 6단은 아직 자신의 상대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는 듯했고. 조 9단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대회규정을 어느 정도 알게 됐다는 표정. 송 6단의 대국상대는 같은 한국기원 소속 용병기사인 조한승 7단이었다. 송 6단에게 설명을 해 준 후, 조 9단은 웃으면서 니우 위티엔(牛雨田) 5단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작년에 나를 이겼어!”라고 알려주었다.
12시 반에 심판인 주 바오쉰(朱寶訓)은 정식으로 대국시작을 선포했고, 순간 마치 사전에 모의라도 한 듯 현장의 언론 기자들의 시선은 모두 대련 팀과 홍콩 팀의 시합으로 쏠렸다. 이 두 팀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이날 흑을 잡고 둔 조 9단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중반 쯤 접어들 무렵 상대인 리우 9단이 백60으로 흑 진영에 뛰어들면서 조9단은 고전에 빠졌다. 형세가 불리한 상황에서 조9단이 하변에서 싸움을 일으키자 리우 9단은 사석작전으로 우변의 흑 대마 사냥을 시도하였지만 계산착오를 일으켜 전세가 역전됐다. 조 9단은 결국 힘겨운 승리를 거두었는데 이 대국은 이날 대국에서 가장 늦게 끝이 났다.
대국이 끝나고 리우 9단은 웃으면서 “너무 못 두었어. 본래 내가 거의 다 이긴 건데.”라고 말하면서도 소속팀인 대련이 승리를 거두어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았다.
한편 홍콩 팀의 조한승 7단은 형세가 유리한 상황에서 갑자기 136의 패착을 두면서 흑에게 두 곳의 큰 끝내기를 당하여 대련팀의 송 6단에게 역전패. 나머지 두 대국은 대련팀의 리 캉(李康), 니우 위티엔(牛雨田)는 각각 홍콩팀의 린 차오화(林朝華), 양 스하이(楊士海)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그 밖의 주요 대국으로는 산서팀의 양재호 9단은 승리를 거두었으나 장주주 9단은 광동팀의 일본 신인왕 출신인 쑤 야오궈(蘇耀國)에게 패하였다. 하지만 산서팀과 광동팀은 2:2로 비겼다.
4월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을조리그는 당일날 최종 갑조리그 진출 팀이 가려질 전망이다.
(2004年03月30日 新浪圍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