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국까지 진행되는 동안 중국은 아직도 선봉이 승리를 쌓고 있다. 셰얼하오 9단(왼쪽)은 일본의 세번째 주자 이치리키 료 9단을 맞아 아슬아슬한 반집 승부를 오랜 기간 벌이다가 결국 승리에 골인했다.
바둑판 왼쪽 절반이 대마가 사느냐 죽느냐로 혼란했다.
타개하는 쪽인 셰얼하오 9단이 약간 우세하다는 AI의 판단이 나왔다.
하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이치리키 료 9단 입장에서 보자면 폭풍 기세를 노래하는 셰얼하오 9단을 이기려면 선이 굵은 이런 흐름이 반가웠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나 다를까 셰얼하오가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패를 해소해서 대마를 살렸고 그 과정에서 바꿔치기가 일어났는데 이 때문에 바둑은 한집 반 안쪽까지 차이가 좁혀졌다. 크게 긴장되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일축한 것이었다.
그러나 반면 운영에서 앞선 셰얼하오가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그대로 셰얼하오의 승리가 굳어지는 듯했다. 그랬는데 끝내기에 들어서자 셰얼하오가 주춤댔고 이치리키 료가 앞서나갔다. 미세하나마 역전 무드를 만들었다. 관전자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셰얼하오는 자책했다.
AI도 이 바둑은 누가 이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렇게 끝내기가 길게 진행되었는데, 마침내 승리의 여신은 셰얼하오에게 미소지었다. 최근 미세한 승부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셰얼하오는 이번에도 어려운 끝내기의 실타래를 잘 풀어 나갔다. 이치리키 료는 더는 해볼 곳이 없자 그냥 돌을 거두었다.
셰얼하오가 5연승을 거뒀다.
12월1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펼친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차전 6국에서 백을 든 셰얼하오는 일본의 세번째 주자 이치리키 료에게 230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했다.
2일 열릴 7국은 한-중전이다. 한국은 네번째 주자 박정환 9단이 출격한다. 제14기부터 12년째 한국대표로 출전하고 있는 박정환은 역대 농심신라면배에서 16승8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14기에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한국에 우승컵을 안겼다. 셰얼하오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공식대국을 치러 상대전적 4승4패를 기록하고 있다. 셰얼하오는 6연승에 도전한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고 (주)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 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 시 1000만 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 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생각시간으로는 각자 1시간에 60초 초읽기 1회를 준다.
◇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선수
· 한국 : 신진서ㆍ박정환 / (탈락)
설현준ㆍ변상일ㆍ원성진
· 중국 : 커제ㆍ딩하오ㆍ구쯔하오ㆍ자오천위ㆍ셰얼하오
· 일본 : 이야마 유타ㆍ위정치 / (탈락)
쉬자위안ㆍ시바노 도라마루ㆍ이치리키 료
▲ 대국실이 있는 부산 농심호텔의 앞 모습. 부산은 남쪽에 자리해 있어서 겨울이 따뜻할 것 같지만 먼 곳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매서워서 생각보다 쌀쌀하다고 느낄 수 있다.
▲ 대국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엔 금속을 탐지하는 문이 설치되어 있다. 금속탐지기를 손에 들고 요원이 점검하는 것 외에도 이중으로 검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걷는 모습의 녹색 마크는 입구의 금속탐지문에 붙어 있다.
▲ 대국시작 시각이 임박했을 때 셰얼하오는 급히 휴지를 찾아서 안경을 닦았다.
▲ 돌을 가려 흑번이 된 이치키리 료의 첫 착수.
▲ 이치리키 료. 기성· 본인방· 준영전까지 자국 타이틀 3개를 보유하고 있다. 1위 타이틀 기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공식적으로 일본 일인자다.
▲ 검토실로 향하는 복도.
▲ 중국 선봉 셰얼하오.
▲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날, 한국 검토진은 조금 가벼운 마음이다. 맨 왼쪽에 하루 전 대국한 원성진 9단이 앉았고, 그 오른쪽으로 홍민표 한국 바둑국가대표팀 코치, 신진서, 박현수가 나란히 앉아서 함께 바둑 연구를 했다.
▲ 중국 선수들은 중국의 바둑업체들이 제공하는 바둑인공지능 분석서비스(인공지능 골락시, 인공지능 절예)를 이용하여 형세를 살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