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성진-셰얼하오(승)의 대국이 끝나자 복기에 한국과 중국기사들이 참여했다.
시종 미세한 차이여서 누가 이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초반엔 상변 백을 공격하면서 주도권을 쥘 기회를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한 압박을 가하지 않았고 그 사이 셰얼하오가 편안하게 중앙으로 진출하면서 역으로 셰얼하오가 좀 더 두터운 국면이 됐다. 이후로 계속 미세했다.
최연장 (38세) 원성진 9단이, 3연승을 달리던 중국 선봉 셰얼하오의 예리한 기세를 꺾어준다면 한국으로서는 환호할 수 있었다. 더구나 1차전을 소득없이 마친 한국팀으로선 첫승이 간절했다. 지난 1차전에서 선봉 설현준 8단이 일본 쉬자위안 9단에게 졌고, 두번째 주자 변상일은 셰얼하오에게 졌다.
원성진은 크게 뒤처지진 않았지만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줄곧 반집~한집반 정도의 차이로 셰얼하오가 앞섰다. 원성진은 끝내 역전하지 못했다. 셰얼하오의 컨디션은 정말 좋았다. 종반 들어서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30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펼친 제25회 농심신라면베 세계바둑최강전 5국에서 셰얼하오가 291수 만에 백으로 반집승하면서 4연승을 달렸다.
12월1일 6국은 중국과 일본의 대결이다. 셰얼하오는 5연승에 도전하며 일본은 두번째 주자 이치리키 료 9단이 등판한다.
한국은 원성진과 함께 랭킹 1ㆍ2위 신진서ㆍ박정환 9단 까지 2명이 남았다. 중국은 커제ㆍ딩하오ㆍ구쯔하오ㆍ자오천위ㆍ셰얼하오 9단 등 5명 전원이 남아 있으며 일본은 이치리키 료 9단과 함께 이야마 유타 9단, 위정치 8단까지 3명이 남았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고 (주)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 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 시 1000만 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 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생각시간으로는 각자 1시간에 60초 초읽기 1회를 준다.
◇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선수
· 한국 : 신진서ㆍ박정환 / (탈락)
설현준ㆍ변상일ㆍ원성진
· 중국 : 커제ㆍ딩하오ㆍ구쯔하오ㆍ자오천위ㆍ셰얼하오
· 일본 : 이치리키 료ㆍ이야마 유타ㆍ위정치 / (탈락)
쉬자위안ㆍ시바노 도라마루
▲ 부드럽고 섬세해 선수들에게는 안정감을 주는 목진석 한국 바둑국가대표팀 감독이 부산 전투의 현장에 있다.
▲ 중국 선봉 셰얼하오가 대국실에 들어오면서 금속탐지기 검사에 응하고 있다. 대국실은 부산 농심호텔 2층에 마련됐다.
▲ 김기용 심판이 입회한 가운데 원성진(왼쪽)과 셰얼하오가 돌을 가렸다. 원성진의 흑번이 결정됐다.
▲ 아직 한국의 승리가 없는 상태에서 세번째 선수로서 가지는 부담감은 크다. 항상 밝은 표정의 원성진이지만 대국 전에도 원성진의 표정은 웃음기가 없었다.
▲ 지난 2주 동안 삼성화재배 대국을 하며 준우승을 한 셰얼하오로서는 몸은 피곤할지 몰라도 심리적 기세는 한껏 올라있는 상태라 할 수 있었다.
▲ 역대 농심신라면배 본선에 7차례 진출했던 원성진은 6승7패를 기록했다.
▲ 원성진과 셰얼하오가 바둑판을 가운데 두고 만난 것은 2017년 제22회 LG배 예선 결승 이후 두번째였다. 원성진은 2패를 기록하게 됐다.
▲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났다고 체감되는 장소는 대국장보다는 검토실인 것 같다. 예전의 일류기사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연구하던 바로 그 풍경이다.
▲ 목진석 감독(오른쪽)과 홍민표 코치가 5국을 검토하고 있다.
▲ 박정환 9단(왼쪽)과 신진서 9단이 함께 검토를 하고 있다.
▲ 대국실 주위는 통제되고 있다.
▲ 이창호 9단이 대국실로 향하는 장면은 드라마 등에서도 간혹 등장하는데, 바로 이 장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