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같이 입단한 양딩신, 커제, 판팅위(앞 줄 세 명). 이들은 모두 세계바둑계를 휩쓴 챔피언이 되었다. 농심신라면배에선 판팅위 7연승, 양딩신도 7연승을 기록했다. 커제는 농심신라면배에서 여러 번 불로소득을 얻었었다.
올해는 양딩신에게 행운이 깃든 해다. 연초에 LG배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려 세계대회 우승이란 큰 벽을 뚫었다. 중국에선 첫 번째 세계대회 우승이었다. 올해 하반기는 농심신라면배에선 중국 선봉장으로 나왔다. 한일고수들을 베고 1, 2차전에서 연전연승을 기록했다.
양딩신은 98년생으로 9세 9개월 입단기록을 세우며 프로가 되었다. 한두 살 형인 판팅위, 커제와 2008년에 함께 입단했다. 시계를 2010년으로 돌리면 12세도 안 된 양딩신은 황이중, 왕야오, 천야오예 등 초일류기사를 제치고 4강에 올라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 모든 기사의 꿈이다. 아직 멀었지만, 천천히 노력하겠다."라고 말했었다.
2년 뒤엔 리광배에서 우승하며 최연소 챔피언이 되었다. 중국 내에선 최연소 입단, 최연소 챔피언, 최연소 갑조리거로 이름을 올렸지만,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함께 '98 사걸'이라 불렸던 구쯔하오, 셰얼하오가 속속 세계대회 우승을 할 때 양딩신은 랭킹이 거꾸로 하락했다. 촉망받던 어린 신동이 세계대회 정상에 오르기까진 9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낭중지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와준다. 예전 천주더가 양딩신에 대해 평하기를 "그가 세계대회에 우승해도 나는 놀라지 않겠다. 그러나 그가 단 한 번만 우승한다면 놀랄지도 모른다."라고 평했다. 양딩신이 올해 초 23회 LG배에서 우승할때 이야마유타, 강동윤, 원성진, 신민준 등 세계 초일류 고수를 모두 꺾고 결승에 올라 관록의 스웨까지 물리쳤다. 그리고 9단에 올랐고, 이번 농심신라면배 대표로 자동 편입되었다.
▲ 입단증을 들고 선 꼬마 양딩신. '9년 9개월' 중국 최연소 입단기록을 가지고 있다.
농심신라면배 1차전에선 원성진, 야마시타 게이고, 김지석을 꺾었다. 앞서 2차전 이치리키 료와 일전을 앞두고 한 매체에서 독한 임전소감을 요청하자 양딩신은 웃으면서 "전 심한 말을 못 해요. 독하게 말하면 좋은 바둑을 둘 수 없어요."라고 답했다.
2차전 8국에서 신진서를 꺾고 7연승(판팅위 기록과 동률)을 기록해 이미 연승상금만 5천만 원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양딩신은 상금과 연승기록 따위엔 무심하다. "한판한판 두어갈 뿐, 다른 걸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다만 올해는 실력도 조금 늘었고, 컨디션이나 대국 심리 등 다방 면에서 진보가 있었다."라고 자부했다.
양딩신은 위빈 감독이 자신에게 선봉의 임무를 맡겼다고 말했다. 지난 농심신라면배에서 판팅위, 당이페이의 연승으로 커제는 누워만 있다가 우승했다(躺赢). 커제가 "농심배 선봉에 나설 선수는 팀 내에서 선발전을 해서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뒤에 있는 사람이 무대에 설 기회조차 없다."고 말할 정도로 여유가 넘치는 중국팀이다. '신' 선봉 양딩신 연승도 세찬 기세를 타고 있어서 커제의 호소가 농담만은 아니라고 느껴진다.
*위 내용은 중국 시나바둑에 나온 양딩신이 이틀 전 6연승을 거둔 직후 중국 한 일간지에 나왔던 기사입니다. 내용에 2차전 8국(25일 대국)까지 결과는 편집자가 첨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