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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기는 없었다. 빠르게 돌을 쓸어담았다. 이동훈 9단(오른쪽)에겐 아픈 바둑이었다.

여전히 불은 끄지 못했다.

잔뜩 기대가 몰렸지만 무색하게도 초반에 거의 승부의 골격이 결정되었다. 우변에서 벌어진 한번의 패(77)가 화를 불렀다. 패를 해소한 양딩신이 우변을 크게 손에 넣었고, 반대급부로 이동훈이 중앙 말을 공격해 득을 보아야 했지만 쉽지 않았다. 양딩신은 늘 그래왔듯, 우세를 잡은 뒤에 자물쇠를 단단히 걸어잠갔다. 후반 양딩신이 패를 걸면서(168) 바꿔치기가 크게 일어나 차이가 좁혀지긴 했지만 승부가 뒤집히진 않았다.

양딩신이 5연승에 성공했다. 23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차전 본선6국에서 양딩신이 백으로 승리했다. 연승상금 3000만원도 확보했다.

이 바둑을 오로대국실에서 해설한 최철한 9단은 “이동훈 9단이 후반에 잘 추격하긴 했지만 한집반 차이를 좁힐 수 없었다. 207로 하변에서 끊어 잡은 게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단 1패도 하지 않고 있는 중국은 뒤로도 막강한 화력을 자랑해서 다른 팀들은 근심이 늘어가고 있다. 부산 현지엔 셰얼하오 9단도 내려와 있다. 양딩신이 진다면 다음 선수로서 유력하단 얘기다. 셰얼하오는 LG배 우승 경력이 있는 강자다. 이 밖에도 미위팅 9단, 판팅위 9단, 커제 9단까지 두꺼운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미위팅은 초대 몽백합배 우승경력이 있고 현재 중국랭킹 2위다. 응씨배 우승경력이 있는 판팅위는 이 대회에서 최다연승기록(7연승)을 보유했다. 커제는 중국랭킹 1위로 더 설명이 필요 없는 기사. 한국은 한국랭킹 1·2위 박정환과 신진서가 남아 있지만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24일 7국은 중-일전이다. 일본에선 쉬자위안 8단이 도착해 몸을 풀고 있다. 마지막 선수로 이야마 유타 9단을 남기는 게 보통의 순서이기도 하다. 양딩신과 쉬자위안은 2016년 4월 신예 세계대회인 제3회 글로비스배 세계바둑U-20 4강에서 겨룬 적이 있는데 당시엔 쉬자위안이 이겼다. 물론 양딩신이 세계정상급 기사가 되기 전의 기록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쉬자위안의 잠재성을 낮게 보기는 어렵다.

사이버오로는 6연승에 도전하는 양딩신과 쉬자위안의 대국을 24일 오후 2시부터 오로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하며 이지현 9단의 해설을 곁들일 예정이다.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은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고 (주)농심이 후원한다. 우승상금은 5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을 지급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다.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선수 (푸른색은 탈락자)
-한국 : 신진서ㆍ박정환 이동훈ㆍ김지석ㆍ원성진
-중국 : 커제ㆍ판팅위ㆍ미위팅ㆍ셰얼하오ㆍ양딩신
-일본 : 이야마 유타ㆍ쉬자위안 이치리키 료ㆍ야마시타 게이고ㆍ무라카와 다이스케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2∼3차전 일정
본선 2차전-한국 부산(사이버오로 해설자)
11월 22일(금) - 5국(이호승 4단)
11월 23일(토) - 6국(최철한 9단)
11월 24일(일) - 7국(이지현 9단)
11월 25일(월) - 8국(신민준 9단)
11월 26일(화) - 9국(조한승 9단)

본선 3차전- 2020년 중국 상하이
2월 17일(월) - 10국
2월 18일(화) - 11국
2월 19일(수) - 12국
2월 20일(목) - 13국
2월 21일(금) - 14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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