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주장 박정환(오른쪽) 9단이 단비 같은 1승을 한국에 안겼다. 농심신라면배에서 최다연승기록(7연승)을 두 번 세운 판팅위가 8연승을 하는 것을 막았고 동시에 한국이 2차전에서 모든 선수가 패하는 수모도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박정환 9단이 중국 선봉의 기록경신을 막고 한국팀에 첫승을 선사했다.
27일 부산 호텔농심에서 제2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2차전 9국 박정환 9단이 판팅위 9단을 183수 만에 흑불계로 꺾고 판팅위의 8연승을 막았다. 대회최다연승은 7연승이며 모두 판팅위가 세운 기록이다.
박정환에겐 팀원이 모두 지고 뒤가 없는 승부였고 판팅위는 자신이 져도 부담없는 데다 연승으로 사기까지 충천해 박정환이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았다. 대국은 초반은 불안했다. 좌변에서 공격받을 때 움직임이 가볍지 못했다. 절망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 페이스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대국 내내 끌려다닐 게 뻔했다.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피해를 꽤 줄이면서 타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수비불안의 후유증으로 중반 주도권은 판팅위가 쥐고 있었다. 이번엔 박정환의 우하 대마를 공격했다. 공격이란 짜릿하지만 몹시 조심해야 하는 분야다. 판팅위는 다소 흥분상태였는지 공격의 완급 조절에서 실패했고 박정환은 그 사이 유유히 타개에 성공했다. 판팅위의 발언권이 컸던 우변을 박정환이 유린하기 시작했고 결국 판팅위가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박정환은, 18회 대회 때도 판팅위가 7연승을 달리고 있을 때 앞을 막아선 기사였는데, 또 한 번 같은 상황에서 판팅위가 대회기록 경신하는 걸 막았다. 박정환은 상대전적에서도 판팅위와 6승6패로 균형을 맞췄다.
▲ 종국 뒤 취재진이 이 중요했던 대국 주위를 둘러쌌다. 박정환(왼쪽)은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복기하는 표정이다.
▲ 박정환 왼쪽에선 목진석 한국 바둑국가대표팀 감독이 복기에 참여하며 의견을 건네기도 했다.
워낙 중요한 대국을 이긴 터라 박정환은 종국 뒤 밝게 웃으며 복기했다. 시종 가슴 졸이며 이 대국을 검토했던 목진석 국가대표팀 감독은 흐뭇하게 복기에 참여해 박정환과 주요 승부처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초반에 당한 공격을 어떻게 막아냈어야 하는지도 주요한 검토할 주제로 다뤘다.
▼ 판팅위가 백1로 모자 씌워왔을 때 어떤 전략으로 응할 것인가가 과제였다. 실전은 지금 그림처럼 판팅위(흑)으로부터 리드미컬하게 공격을 당했다.
▼ 이 그림은 인공지능의 참고도다. 인공지능은 좌변을 일단 놔두고 흑1로 하변을 선공하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좌변은 백의 움직임에 따라 살릴 수도 있고 작게 잡도록 유도하게도 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한다. 백8로 모양을 확대하면 그때 흑11, 13으로 움직인다.
▼ 이어지는 그림이다. 백1, 3, 5로 공격해 오면 제 자리에서 산다. 백이 어느 정도 두터워지더라도 흑은 다른 곳에 여러 수를 두었기에 살기만 하면 된다. 이하 40까지 좌변에서 터를 잡는다는 구상.
▼ 흑1처럼 일단 손을 빼었을 때 백이 다른 식으로 공격해 왔을 때의 변화다. 백18로 좌변 흑을 제압하려고 하면 19로 주변부에서 좁혀들어간다. 백20엔 마찬가지로 21쪽부터 접근한다. 25, 27은 응수타진. 흑29까지 득을 보고 백이 34까지 잡으러 오면 흑을 버리고 35~39까지 바깥에서 득을 본다는 구상이다.
▼ 흑1로 두는 것도 일책. 좌변은 가볍게 보는 데서 일맥상통한 작전이다. 이후 흑9, 11으로 두어 좌변 본체는 버리고 주변부에서 이득을 챙기며 유연하게 움직인다.
진구렁에 빠진 한국을 건져낸 박정환이지만 우승까지는 첩첩산중이다. 한국은 박정환 9단이 앞으로도 5연승을 거둬야 한국우승을 이끌 수 있다. 중국은 커제ㆍ스웨ㆍ구쯔하오ㆍ당이페이 9단까지 4명이나 남아서 언제가 될지 모를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판팅위도 세계대회 우승(응씨배)를 해본 선수이지만 남은 중국 선수 4명 모두가 세계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려 봤거나 선수권자인 무시무시한 기사들이다.
▲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박정환.
우선은 내년 2월 18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치러질 3차전 10국에서 일본 일인자 이야마 유타 9단부터 꺾어야 한다. 전적은 4승 2패로 박정환 9단이 앞선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고 (주)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를 준다. .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고 (주)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를 준다.
◇제2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선수
-한국 : 박정환ㆍ이세돌ㆍ최철한ㆍ신민준 9단, 안국현 8단
-중국 : 커제ㆍ판팅위ㆍ스웨ㆍ구쯔하오ㆍ당이페이 9단
-일본 : 이야마 유타 9단, 모토키 가쓰야 8단, 이치리키 료ㆍ쉬자위안ㆍ시바노 도라마루 7단
◇제2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일정
본선 1차전(중국 베이징)
10월 15일(월) - 기자회견 및 개막식
10월 16일(화) - 1국 : 해설 한승주 5단
10월 17일(수) - 2국 : 해설 최홍윤 3단
10월 18일(목) - 3국 : 해설 한웅규 6단
10월 19일(금) - 4국 : 해설 강승민 6단
본선 2차전(한국 부산)
11월 23일(금) - 5국 : 김수장 9단
11월 24일(토) - 6국 : 강승민 6단
11월 25일(일) - 7국 : 위태웅 3단
11월 26일(월) - 8국 : 한종진 9단
11월 27일(화) - 9국 : 김진휘 3단
본선 3차전(2019년 중국 상하이)
2월 18일(월) - 10국
2월 19일(화) - 11국
2월 20일(수) - 12국
2월 21일(목) - 13국
2월 22일(금) - 14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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