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세계바둑명인전 첫 출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10일 중국 윈난(雲南)성 바오산(保山)에서 열린 제5회 동준약업(東駿藥業)배 세계바둑명인전 결승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의 롄샤오(連笑) 9단에게 19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이세돌 9단은 상변 접전에서 실패하며 좌상귀를 잡히는 등 시종일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방심한 렌샤오 9단의 거대한 중앙 백 대마를 포획하며 믿기지 않는 대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전 승리로 이세돌 9단은 롄샤오 9단과의 상대 전적에서 5전 전승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 이번 결승전은 이세돌의 수읽기가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초반에 이세돌은 수읽기 착각을 범해 생때같은 ▲ 넉점을 모두 죽이고 말았다. 뒷맛 없이 깔끔하게 잡혔다. 이로써 패색이 짙어졌다. 이때부터 이세돌은 어떻게든 국면을 타개해 보려고 바둑판 곳곳에서 흔들기를 시도하였고 결국은 '통했다.'
▼ 백1에는 롄샤오의 착각이 녹아 있다. 백3까지 맞보기로 살았다고 쉽게 생각해 버린 것이다.
▼ 이세돌은 흑1, 3이라는 독기어린 반격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롄샤오는 살기만 하면 이기는 국면이었으나, 살 수가 없게 되었다.
▼ 백1부터 7까지는 롄샤오가 한껏 버텨볼 수 있는 수순이지만 흑8에 이르면 희망은 사라진다. 백은 A 자리를 선수로 하여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테지만 흑8이 왼쪽 백대마에 선수이기에 백은 양쪽을 다 돌볼 수 없다.
▼ 애초, 렌샤오는 백1로 단순히 단수쳤으면 되었다. 흑2로 이을 때 백3, 5로 붙여, 이하 7까지 중앙 흑을 제압하면서 타개할 수 있다.
▲ 이세돌은 상대전적에서 이야마 유타에겐 6승2패를, 렌샤오에겐 5전 5승으로 압도하고 있다.
▲ 다가오는 토요일, 제주에서 커제 9단과 대결을 앞둔 이세돌.
이세돌은 지난 9일 열린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과의 대결에서 16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우승한 이세돌 9단은 역토너먼트로 열린 이번 대회 추첨에서 부전을 뽑아 불리하게 출발했지만 2연승으로 우승상금 50만 위안(한화 약 82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역토너먼트=추첨을 통해 3명의 선수 중 부전패자 1명을 뽑고 나머지 2명의 선수가 1회전 대국을 벌이며 2회전에서는 1회전 패자와 부전패자가 대국을 치른다. 마지막 3회전은 1, 2회전 승자가 맞붙어 우승, 준우승을 가리는 방식이다. 무조건 2승은 거둬야 우승할 수 있다.
2015년 4회 대회에 이어 3년 만에 열린 세계바둑명인전에서 이세돌 9단은 2회 우승자인 박영훈 9단에 이어 한국에 두 번째 우승컵을 안겼다.
▲ 서봉수ㆍ윤영민 페어(왼쪽)가 일본의 오타케ㆍ요시다 페어에 2연승하며 짜릿한 우승의 맛을 봤다.
한편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1회 세계시니어 혼성페어전 결승에서는 한국의 서봉수 9단ㆍ윤영민 3단 페어가 일본의 오타케 히데오(大竹英雄) 9단ㆍ요시다 미카(吉田美香) 8단 페어에 153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초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역시 역토너먼트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서봉수ㆍ윤영민 페어는 8일 열린 첫 경기에서 오타케ㆍ요시다 페어에 불계승하며 결승에 선착했다.
우승한 서봉수 9단ㆍ윤영민 3단 페어는 20만 위안(한화 약 3200만원)의 우승상금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런민(人民)일보와 중국기원ㆍ바오산 인민정부 공동주최로 열렸다. 세계바둑명인전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30분에 1분 초읽기 5회, 세계시니어 혼성페어전의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의 역토너먼트 방식으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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