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가 삼성화재배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 21년 동안 삼성화재배에서 2년 이상 연속으로 우승한 기사는 이창호(98~00), 조훈현(02~03), 이세돌(08~09), 커제(15~16)까지 네 명뿐이다.
11월 8일 일산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이 퉈자시 9단에게 19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 복기 중인 퉈자시 9단. 초중반까진 퉈자시가 유리한 형세였다.
▲ 국후 커제는 흑 155수 대신 위 참고도처럼 먼저 흑1로 좌하귀를 이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퉈자시가 좌상귀를 선수로 처리하고 이쪽으로 손을 돌렸으면 기회가 있었다는 말이다.
결승1국에서 198수 만에 흑 불계패했던 커제는 7일 2국에서 244수 만에 백 불계승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최종국도 흑불계로 이겨 종합전적 2승 1패로 우승했다. 커제는 중국기사로는 처음으로 단일 메이저 세계대회 2연패 기록을 세웠다.
현재 세계대회 3관왕(삼성화재ㆍ백령ㆍ몽백합)인 커제는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횟수를 4회로 늘렸다. 중국 기사로는 8회 우승한 구리 9단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커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힘든 경기였는데 결승전 모두 운 좋게 이겼다”면서 “앞으로 세계대회에서 더 많이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알파고와의 대결을 묻는 말에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으며 지금의 컨디션으로는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다시 전한다.
▲ 국후 공식 인터뷰 중인 커제 9단
- 우승소감은?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3국은 줄곧 불리한 형세였는데 어려운 바둑을 역전한 내용이라 더 기쁘다."
- 어디서 역전되었나?
"백진에서 대마타개를 한 후에 백 대마를 공격하면서는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 앞으로 목표는?
"예전과 같다. 세계대회에서 더 많이 우승하는 것이다."
- 백령배 결승 5번기가 남아있다. 천야오예에게 0-2로 밀려있는데 우승할 수 있을까?
"삼성화재배와 백령배 모두 우승해봐서 부담은 없다. 이번 주에 아함동산배를 두러 일본에 가고 다음 주엔 백령배 결승 3국이 시작한다. 올해 남은 대국들도 최선을 다해 두겠다."
- 결승 1국을 패하고 밖으로 나갔다고 하는데 어디로 간 건가?
"(웃음)혼자 나간 건 맞는데 추워서 멀리 가진 못했다. 잠시 산책을 하고 돌아왔다."
- 한국기사와 중국기사의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기사들은 대체로 후반이 강하고, 그쪽으로 편중된 느낌이다."
- 내년 3월 딥젠고와 대결에 불참한다고 들었다. 혹시 알파고와 대결을 앞두고 있어서인가?
"딥젠고와 대결은 선발전을 거쳐야 한다. 기존 대회들이 많아서 선발전에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 만약 알파고와 대결한다면 어떤 결과를 예상하나?
"이번 결승 3번기도 아주 어렵게 이겼다. 지금 컨디션이라면 알파고에게 이기기 어려울 것 같다."
▲ 알파고와 대결이 예정되어 있는지를 묻자 커제는 약간 멋쩍은 표정으로 웃으며 말을 돌렸다. 만약 구글과 밀약이 있다면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1996년 출범 이래‘별들의 제전’이라는 명성과 함께 변화와 혁신의 기전으로 세계 바둑계에 큰 획을 그어온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는 총상금 규모 8억원, 우승상금 3억원이며 KBS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삼성화재가 후원한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커제 9단이 스웨 9단을 2-0으로 물리치고 삼성화재배 최연소(만 18세) 우승 기록을 세웠다.역대 삼성화재배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 12회, 중국 6회, 일본 2회다.
▲ 복기는 약 40분 정도 이어졌다.
▲ 삼성화재배에서 2년 연속 우승을 거둔 커제.
▲ 우승자 커제와 준우승자 퉈자시.
▲ 2016 삼성화재배 결승 3번기를 모두 마쳤다.
▲ 동영상- 삼성화재배 우승자 커제 9단이 한국팬들에게 보내는 연말 인사
대략 "한국 바둑팬 어려분 안녕하세요. 커제입니다. 제 바둑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저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즐거운 신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