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회 8강에서 세계 1위 박정환을 꺾고 준결승 3번기에서 신동 신진서를 2-0으로 일축했던 천야오예는 결승 5번기에선 중국랭킹 1위 커제를 상대로 2-0으로 앞서고 있다.
커제의 고향 중국 윈난성에서 열린 제3회 백령배 결승 5번기. 1국과 2국 모두 천야오예가 이겼다. 9월 중국랭킹에선 커제가 1위, 천야오예가 2위다.
9월 22일 중국 윈난(云南)성 푸얼(普洱)시에서 열린 제3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 결승5번기 제2국에서 천야오예 9단이 커제 9단에게 178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천야오예가 2-0으로 앞선 가운데 결승 3국~5국은 12월에 열릴 예정이다.
21일 휴식일에는 커제와 천야오예 선수만 제외한 관계자들은 윈난의 명승지 '차마고도' 관광을 떠났다. 홀로 남아 1국 패배를 곱씹던 커제는 잠을 이루지 못해 2국 당일에는 6분을 지각했다.
결승 2국은 천야오예의 선실리 후타개 작전이 잘 통했다. 중반까진 두터움을 유지한 커제가 유망해보이던 형세였다. 하지만, 중앙 어깨짚음을 시작으로 뻗어나가던 백돌이 흑의 공격을 뿌리치고 살아버리자 커제는 몇 수를 더 둬보곤 돌을 거뒀다. 현지 검토실에선 백174의 날일자가 백대마의 삶을 확정지은 결정타였다고 말했다.
천야오예는 89년 12월에 태어나 정확히 따지면 '90후'세대에 끼지 못한다. 16세가 되기 전 이미 LG배 결승에 올라 어려서부터 '천재 소년'소리를 귀따갑게 들었던 초일류 기사지만, 세계대회에선 준우승만 거듭하다 2013년 춘란배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어린 기사들이 정상권을 점령하고 있는 중국에선 '중견 기사'로 불리는 처지다.
그러나 이번 백령배 8강에서 세계 1위 박정환을 꺾고, 준결승 3번기는 '한국의 신동' 신진서를 2-0으로 일축했다. 결승 5번기에선 '떠오르는 태양' 커제를 2-0으로 따돌리며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천재 잡는 老(?)천재' 천야오예의 제2 전성기, 아니면 본격적인 전성기가 온 것일까?
결승 1국 결과기사 다시보기 ▶ 형님 천야오예가 먼저 승리
▲ 오후 대국에서 수읽기 중인 천야오예.
백령배는 1회부터 3회까지 세 번 연속 중국기사들의 결승 대결이 이뤄지고 있다. 1회 대회는 저우루이양이 천야오예를 3-0으로 꺾고 우승했고, 2회 대회 때는 커제가 추쥔에게 3-2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3회 대회도 준결승 3번기까지 원성진 9단과 신진서 6단이 진출했지만, 각각 커제와 천야오예에게 1-2, 0-2로 졌다.
제3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은 국제바둑연맹·구이저우성 인민정부가 주최하고, 중국바둑협회 구이저우성 체육국이 주관하며, 백령기업제약주식유한회사가 후원한다. 우승상금은 180만위안(약 3억2,000만원), 준우승상금은 60만위안(약 1억원이다). 덤은 7집반. 제한시간은 2시간40분에 초읽기 1분5회다.
▲ '누가 중국 일인자인가?' 중국랭킹 1위와 2위의 대결로 중국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 커제는 윈난성 출신이다. 대국장으로 들어오는 커제.
▲ 대국중 밖으로 나가 홀로 뒤돌아서 담배를 태우는 커제의 모습을 포착한 중국기자는 '이세돌이 연상된다'는 글을 쓰며 예전 이세돌의 흡연장면 사진도 올렸다.
▲ 오후 대국에서 수읽기 중인 커제.
▲ 검토실에서 중계수순을 지켜 보는 위빈 감독과 대회 관계자들.
▲ 두 천재기사의 결승 5번기는 12월에 이어진다. 대국 장소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