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기를 모르는 원성진(왼쪽)에게 여러 차례 바꿔치기를 당한 뒤 역전패 한 중국일인자 커제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괴로워하고 있다.
제3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3번기
원성진 vs 커제(中), 신진서 vs 천야오예(中)
원성진 집념의 역전승, 신진서 패배
오는 준결승 2국 신진서 vs 천야오예 - 조한승 9단 해설
원성진이 고전 속에서 바꿔치기를 거듭하는 승부혼으로 커제를 제압하고 백령배 준결승3번기에서 귀한 1승을 따냈다.
27일 중국 구이양 국제호텔에서 제3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3번기 1국이 펼쳐졌다. 신진서 6단이 오후 3시45분(한국시각) 중국 천야오예 9단에게 백으로 151수 만에 불계패하며 0-1, 막판에 몰렸다. 천야오예의 타개 작전에 말려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신진서는 나머지 2국과 3국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 신진서(백)는 노련한 천야오예의 타개를 맞아 제대로된 공격을 잘 펼치지 못해 고전했다.
신진서가 돌을 거둔 뒤에도 원성진과 커제의 대국은 길게 계속됐다. 원성진은 중반, 선수가 아닌 곳을 두다 역습을 당하며 급속하게 불리해지고 있었다. 대마가 위험했다. 그러나 "좌하 방면 말을 잡히는 대신 우상 방면 백을 잡는 바꿔치기를 성공한다면 오히려 원성진 9단에게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오로대국실에서 해설 중이던 윤준상 9단은 분석했다.
원성진은 실전에서 그 길로 가서 대역전극을 완성하는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좌하젖힘을 서둘렀고 커제는 그 틈을 타 우상을 살리러 가는 변화를 선택했다. 원성진에게 찾아왔던 천금 같은 기회는 날아갔다. 원성진은 끝내기에서 승부를 걸었다. 직후 커제가 끝내기 수순에서 실수했다. 이렇게 실수를 주고받아 승부의 향방은 안갯속이었다.
▲ 근래 물건을 나르다 발을 삐어 목발을 짚은 커제. 본인은 "춤추다가 삐었다"고 너스레를 떤다.
▲ 검토실에선 유창혁 한국 바둑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박정환 9단이 백령배 준결승 1국을 검토했다.
정교함을 요하는 끝내기 싸움. 원성진은 집중력을 보였다. 안 그래도 미세한데 커제는 조금씩 실수를 더했고 원성진은 보다 좋은 끝내기 수순을 찾아냈다. 원성진은 아예 패를 해소하는 바꿔치기로 상대가 전의를 상실하게 했다. 커제는 좌변에 또다른 패에 기대를 걸었지만 팻감이 많이 부족했다. 마침내 원성진은 항서를 받아냈다. (251수 흑불계승)
윤준상 해설자는 "초반은 원성진 9단이 조금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중반에 느슨한 수와 패착성 실수(131)로 위기에 빠졌다. 그런데 재밌게도 나중에 131은 우상중앙을 엮을 수 있는 수순으로 작용해 승착으로 뒤바뀌었다. 커제 9단이 151로 흑을 잡으러 간 수순은 결과적으로 무리였다. 177로는 그냥 우상말을 잡으러 갔으면 더 쉽게 이길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준결승3번기에선 원성진은 1승으로, 신진서는 1패로 시작하고 있다. 준결승3번기는 8월29일(월) 오전 10시30분 2국으로 이어진다. 사이버오로는 백령배 본선을 오로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하고 있다. 특히 신진서-천야오예의 준결승 2국은 조한승 9단의 미학 해설로 감상하실 수 있다.
○커제 ●원성진…(151수 진행) - 131이 문제수였다. 이를 받지 않고 커제가 역습하자 원성진이 곤란해졌다. 원성진은 중앙 말을 직접 움직여 타개하려고 했다. 잡히지 않으면 집으로는 만만치 않은 형세라고 오로대국실에서 해설 중인 윤준상 9단은 판단했다.
○커제 ●원성진…(196수 진행) - 원성진은 177수가 실수였고, 커제는 188이 실수였다. 끝내기에서 승부는 오리무중이 됐다.
○커제 ●원성진…(251수 끝) - 원성진은 여러 번의 바꿔치기로 커제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커제는 승부가 끝났음에도 좀처럼 돌을 거두지 못하고 승부와 무관한 수순을 진행하다 돌을 거두었다.
(이하 지난 소식)
제3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3번기 1국
원성진 vs 커제(中), 신진서 vs 천야오예(中)
원성진 9단과 신진서 6단에게 한국바둑팬들의 기대가 쏠린다.
제3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우승상금 약 3억1,000만원) 준결승3번기 1국이 27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각) 중국 구이양 국제호텔에서 시작됐다. 원성진 대 커제 9단, 신진서 대 천야오예 9단의 한·중전 두 판. 두 대국 모두 공식 첫 대결이다. 원성진과 신진서는 한국랭킹 9위·3위. 커제와 천야오예는 중국랭킹 1·2위다.
원성진은 흑을, 신진서는 백을 들게 됐다. 오후 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은 점심시간이다.
▲ 중국 구이양 국제호텔 특설대국실에서 제3회 백령배 준결승3번기가 펼쳐지고 있다.
사이버오로는 백령배 본선을 수순 중계하고 있다. 특히 준결승1국 원성진 vs 커제 대국은 윤준상 9단의 해설을 곁들인다.
책상 위 데스크톱에선 <오로대국실>을 사용하면 되며, 이동 중이라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피시를 이용해 자유롭게 관전이 가능하다.
▲ 원성진 9단(왼쪽)이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을 맞아 백령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3번기 1국에서 흑으로 첫 착점을 하고 있다.
결승 1ㆍ2국(장소 미정)은 9월에 예정되어 있고, 결승 3국~5국은 올해 12월에 이어질 예정이다. 제3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은 국제바둑연맹ㆍ구이저우성 인민정부가 주최하고, 중국바둑협회ㆍ구이저우성체육국이 주관하며, 백령기업제약주식유한회사가 후원한다. 준우승 상금은 60만 위안(약 1억원)이다.
1회 대회는 저우루이양, 2회 대회는 커제가 우승해 아직 한국기사의 우승이 없다. 덤은 7집반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40분. 이를 다 쓰면 초읽기 1분 5회를 준다.
[사진협조ㅣ중국 SINA바둑]
▲ 천야오예(중국;왼쪽)와 신진서의 대국. 27세와 16세의 대결.
▲ 한국은 영재입단제도를 통해 어린기사들이 무럭무럭 성장해 중국과 맞서주길 바랐다. 그 바람이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메이저세계대회에서 그다지 힘을 쓰지 못했던 신진서가 4강까지 올라왔다. 2000년생 밀레니엄둥이 신진서에게 한국 바둑팬들의 기대가 모인다.
▲ 중국랭킹 2위까지 치솟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천야오예. 한국 강동윤 9단, 김지석 9단과 동갑이다.
▲ 11개월 연속 중국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커제. 삼성화재배·백령배·몽백합배까지 세계대회 3관이다.
▲ 2011년,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는 원성진. 이번에 커제를 넘으면 백령배 결승에 올라 자신의 두 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68수 진행) 원성진, 공격이 관건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원성진 vs 커제(中) 대국을 해설하고 있는 윤준상 9단은 원성진이 보다 적극적으로 두어 우하 방면 뒷맛을 노려봤으면 어땠을까 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중반 형세에 대해 윤준상 해설자는 "백(커제)은 하변 40집 정도, 상변과 중앙 백을 약 5집씩 쳐서 총 50여 집. 흑은 우상귀 10집, 우변 10집, 좌하귀는 덤이라고 보면 좌변에서 30~35집을 만들어야 한다. 형세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좌상 방면 백을 어떻게 공격하면서 득을 볼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커제 ●원성진…(68수 진행)
○커제 ●원성진…(93수 진행) -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커제 ●원성진…(99수 진행) - 커제가 두텁게 상변 백을 보강하자(96) 원성진이 좌변과 좌하를 지키는 수(97, 99)를 택했다.
○●…(100수 진행) 커제, 승부수
"만약 백의 침투수(100)가 성립한다면 원성진 9단이 젖혀 이은 수(97, 99)는 실수다." 윤준상 해설자가 걱정하고 있다. 흑 진영으로 파고든 커제의 승부수가 일견 강력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