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일반조)를 통과한 한국기사 변상일(왼쪽)과 강승민.
귀한 승리였다.
20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끝난 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통합예선. 한국은 통합예선 결승대국에 임했던 7명 중 변상일ㆍ강승민 2명만이 본선 티켓을 잡았다.(시니어조 1명도 본선 티켓 획득)
통합예선 전체를 통틀어 한국선수들의 성적이 워낙 부진했다. 예전엔 통합예선결승이 다가오면 한국선수끼리 만난 대국도 있어서 본선 진출을 미리 확정한 조도 있었는데 이번엔 그조차 없었다. 한국은 통합예선 진출자 수 '제로'까지도 각오해야할 처지였기에 일반조 2명 본선 진출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결과였다.
변상일은 중국의 장웨이제에게 불계승하며 2년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강승민도 일본의 시바노 도라마루에게 이기며 이 대회 3번째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두 사람에게 동시에 소감과 각오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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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감은?
(변상일) “작년엔 8강까지 올랐는데 올해는 더 잘했으면 좋겠다.”
(강승민) “2년 만에 본선에 올라 기분이 엄청나게 좋다. 저번엔 16강에서 떨어졌는데 이번엔 준비를 더 철저히 하겠다.”
- 이번 통합예선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변) “전부 어려웠다. (- 오늘 장웨이제와의 대국은?) 그나마 오늘 대국은 괜찮았다. 상대가 대마를 잡으러 오다가 꼭 필요한 수순을 놓치는 바람에 타개를 쉽게 해나갈 수 있었다. 어제 당이페이와의 대국도 그렇지 좋지 않았는데 상대가 초읽기에 몰리자 실수를 했다.”
(강) “집이 많아서 좋은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좀 엷었다. 중반에 상대가 너무 판을 쉽게 봤는지 잘 알려진 모양(수법)대로만 두어왔다. 그 덕에 이길 수 있었다. 첫판은 김지석 9단을 만나서 ‘쫄았다.’ 워낙 잘두는 기사라서…. 그랬는데 운 좋게 이겼다. 초반은 내가 괜찮다고 봤는데 나중에 집을 많이 뺏겨서 만만치 않아졌다. 지석이 형이 중반에 세력을 너무 중시한 게 오판이었던 것 같다. 그 판을 이기고 나서 본선에 올라갈 수 있겠다는 느낌이 왔지만 그렇다고 확신할 순 없었다.”
- 처음에 조 대진을 봤을 땐 어떤 느낌이었나?
(변) “산너머 산이었다. 강자들이 쫙 깔려 있었다. 한판한판 이기다 보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강) “첫판 상대가 김지석 9단인 것을 보고 그다음은 보지도 않았다. ^^”
- 전체적으로 이번 통합예선에서 한국선수들이 부진했다.
(강) “우리나라 다른 선수들 걱정할 처지가 아니었다. ^^ 일단 나부터 잘하고 봐야 했다. 다른 선수들 생각해 봤자 부담만 될 것이었다.”
(변) “나도 남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
- 우리나라기사와 중국기사들 최정상급의 힘균형을 어떻게 보나?
(강) “전체적으로는 모르겠고 가장 위쪽으로는 한중 통틀어 박정환 9단이 단연 최고의 실력을 보유했다. 간단히 말해서, 내가 30분 생각하고 한수 두면 박정환 9단이 바로 응수한다. 모르는 게 없는 것 같다. 중국은 내가 직접 상대해 보지 않은 기사가 많아서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 기보로 보는 것이랑 실제 두어 보는 것이랑 차이가 크다.”
(변) “커제 9단은 여전히 가장 경계해야 할 기사다.”
- 삼성화재배 본선 32강전은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치러지고 조 편성이 중요하다. 운이 따를 수도 있다.
(강) “누구랑 붙어도 문제 없다. 워낙 부담이 없어서^^. 나 자신의 상태가 문제다. 죽음의 조, 꽃조 이런 거 상관없다.”
(변) “죽음의 조보단 꽃조가 좋다. ^^”
- 연구는 어떤 식으로 하면서 본선을 준비할 것인가?
(변) “사활문제를 풀면 조는 경우가 많아서, 기보를 좀 더 많이 보려고 한다.^^”
(강) “바둑리그, 농심신라면배 선발전 대국으로써 실전감각을 잘 유지하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