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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한수는 이제 컴퓨터가 찾아낼까? 한국바둑의 대표자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3-0 완봉패를 당했다. 왼쪽부터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 이세돌 9단,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진정한 바둑 신의 강림인가? 최선을 다한 이세돌 9단을 완승으로 꺾은 알파고의 실력을 확인한 중국의 정상급 기사들도 경악했다.

중국 일인자 커제 9단은 3국을 보고선 알파고에 대한 인식을 달리했다. 예전 자신의 블로그에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전승을 거둬도 날 이기진 못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커제는 2국 후에는 "자신의 승률은 60~70%로 생각한다."라고 자신했었다. 그러나 3국이 끝나자 "자신의 승률 기대치가 5%로 떨어졌다."라며 깊이를 알 수 없는 알파고의 저력에 꼬리를 내렸다.

이세돌의 라이벌 구리 9단은 3국 관전평으로 "이세돌이 초반 포석에서 실패했다. 알파고가 더 전체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프로기사도 배워야 할 수준의 수들이 있었다. 아마도 이세돌과 비슷한 기량의 기사 다섯 명은 있어야 알파고와 제대로 된 일전을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상담기 형식의 대결을 제안했다.

일본바둑계도 충격 속에 이렇게 빨리 인공지능이 바둑을 넘어설지 몰랐다는 반응이다.
일본 바둑 일인자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은 아사히(朝日)신문의 "인공지능이 바둑에서 인간의 능력을 초월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넘었다고 생각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며 ”나 자신도 이세돌 9단이 5연패한다면 그렇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바둑의 오랜 역사에서 어쩌면 최고라고 할 정도의 기사를 상대로 대결해 이긴 횟수가 더 많아졌다. 이렇게 빨리 이 정도의 실력으로 둘 수 있게 되다니 충격“이라고 덧붙이며 "알파고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실수가 적고 인간과 달리 흐름이나 형세에 그리 좌우되지 않는다. 대국관, 형세 판단이라는 부분이 인간과는 다르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국적은 다르지만, 중국바둑팬들도 이세돌을 응원하며 댓글에 "전원을 꺼라. 알파고는 인류의 재앙."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이세돌의 패배 후에는 "한판이라도 이겨 인류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라며 응원하기도 했다.

이세돌에게 승리한 알파고가 다른 프로기사를 찾아 도전할 것인지 아니면 바둑정복을 선언하고 손을 뗄 지도 관심사다. 일부 언론에서는 다음 목표가 스타크래프트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딥마인드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는 바둑 외에 스타크래프트 등 다른 게임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한 영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데미스 하사비스는 "정확한 정보를 양쪽이 공유하는 상황에서 하는 게임 중에선 바둑이 최고봉인데 아직 상대해볼 많은 정상급 프로기사들이 있다. 최종적으로 우리가 흥미있어 하는 것들은 전적으로 우리 연구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다. 딥마인드가 게임을 정복하는 것에 누군가는 열광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알고리즘과 발상을 테스트하고 증명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범 세계적인 다양한 문제에 인공지능의 역할을 찾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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