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강 진출을 확정한 이창호가 대국을 끝마치고 나오자 중국 바둑팬들이 사인을 받으려고 이창호 주위를 둘러섰다.
한국 5명의 선수가 삼성화재배 16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박정환·이세돌·김지석·박영훈·이창호다. 9일 중국 베이징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 32강 더블일리미네이션 2회전(승자전·패자전)에서 승리, 1회전에서 거둔 1승에 1승을 더 추가하면서 16강 진출에 필요한 2승을 획득했다.
한편 최철한, 나현, 허영호, 김동호, 신민준, 변상일, 서봉수는 1승1패씩을 기록하면서 3회전(최종전)에 올라 부활을 노린다. 목진석, 유창혁, 최정까지 3명은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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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탕웨이싱, 커제, 장웨이제 3명이 16강행 티켓을 쥐었다. 위즈잉, 펑리야오, 스웨, 장타오, 저우허시, 간쓰양은 1승1패를 기록해 마지막 기회를 노리게 됐다. 구리와 마이차오는 탈락했다.
일본은 요다 노리모토와 이다 아쓰시가 부활을 노리며, 시다 다쓰야는 2패를 당해 탈락했다. 대만은 린쥔옌이 홀로 3회전에 올랐고 샤오정하오는 탈락했다.
16강으로 가는 마지막 기회인 3회전은 9일 오전 11시(한국시각) 열린다. 사이버오로는 본선 모든 대국을 수순 중계하며, 나현-펑리야오(중국) 판을 백홍석 9단의 해설과 함께 생중계한다. 책상 위 데스크톱에선 <오로대국실>로, 이동 중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피시의 <오로바둑>앱으로 관전할 수 있다.
‘변화와 혁신’의 대명사로 세계 바둑계를 디자인하고 있는 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총상금규모는 8억원이며,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 60초 5회.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김지석이 중국의 탕웨이싱을 2-0으로 꺾고 세계대회 첫 우승에 성공한 바 있다.
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KBS가 공동 주최하고 삼성화재가 후원하며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 2015 삼성화재배 본선 일정
본선1차전(32강 더블일리미네이션): 9월8일~9월10일(중국 베이징)
본선2차전(16강ㆍ8강): 10월6일ㆍ8일(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
본선3차전(준결승 3번기): 11월3일ㆍ4일ㆍ5일(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
본선4차전(결승 3번기): 12월8일ㆍ9일ㆍ10일(중국 광저우)
■ 각국 본선출전 기사
-한국(15명) : 김지석ㆍ박정환 9단(이상 전기시드), 이세돌ㆍ박영훈ㆍ목진석 9단, 나현 6단(이상 국가시드), 최철한ㆍ허영호 9단, 김동호ㆍ변상일 4단, 신민준 3단(예선 일반조), 서봉수ㆍ유창혁 9단(예선 시니어조), 최정 5단(예선 여자조), 이창호 9단(와일드카드)
-중국(11명) : 탕웨이싱ㆍ스웨 9단(이상 전기시드), 커제ㆍ구리 9단(이상 국가시드), 장웨이제 9단, 저우허시ㆍ펑리야오 5단, 장타오ㆍ간스양 4단, 마이차오 3단(예선 일반조), 위즈잉 5단(예선 여자조)
-일본(3명) : 요다 노리모토 9단, 이다 아쓰시 8단(이상 국가시드), 시다 다쓰야 7단(예선 일반조)
-대만(2명) : 샤오정하오 9단, 린쥔옌 6단(예선 일반조)
-미국(1명) : 벤자민 록하트 아마7단(예선 월드조)
김지석 인터뷰
- 대국시작 뒤 1시간 25분에 승리를 거뒀다. 기분이 어떤가?
"걱정이 많이 했다. 개막식에서 호방하게 얘기했지만 아무래도 최근 컨디션이 안 좋았으니. 참 다행이다 싶다."
- 지난번은 아주 까다로운 조에 속했고 이번엔 좀 덜했다.
"까다로운 조에 속하는 편이 오히려 마음은 편하다. 어떤 조에 속해도 마음에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 서봉수 9단이 김지석 9단에게 바둑에 관해 평소 바둑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하는 걸 봤다.
"그러신다. 나한테 말고도 여러 프로기사들에게 갖가지 질문을 자주 하신다. 내일 최종전에서 서봉수 사범님이 이기셨으면 좋겠다."
- 국가대표팀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특별히 경기가 없는 날이면 빠짐없이 훈련에 나간다. 나를 제외하면 국가대표팀이 컨디션이 다 좋은 것 같다.(하하)"
- 구리 9단은 이틀 전 기자회견 때 '세계정상에 오르면 목표를 상실하고 방황하는 경우가 있다. 나도 그랬다.'라고 했다. 그런 걸 겪었나?
"세계정상에 오른 뒤 목표상실로 방황하는 케이스를 익히 봐 왔기에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면서 공부를 막하고 했더니 오히려 좋지 못했다. 너무 경계한 게 좀 오버한 거 아닌가 싶다."
- 지난해 말 삼성화재배에서 우승을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치른 LG배 결승에서 박정환 9단에게 지면서 타격을 좀 받았을 것이란 견해가 있다.
"솔직히, 아팠다. LG배 결승 이후 잊으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 그 이후에도 중요한 대회가 많았는데 영향이 지속된 것 같다."
▲ 중국 바둑팬이 김지석 9단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김지석은 10일 저녁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창호 인터뷰
- 오늘 바둑 어땠나?
“흑(김동호) 모양이 크게 커져서 만만치 않은 바둑이었다. 상대가 나중에 실수를 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
- 어제 린쥔옌과의 1회전과 비교하자면 어느 바둑이 더 어려웠나?
“오늘(대 김동호) 바둑이 좀 더 어려웠다.
- 와일드카드를 받았을 때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은 들지 않았나?
“특별히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와일드카드를 받아 놓고 바로 지면 좀 그렇다고 생각했다.”
- 이번 대회 느낌은?
“내 바둑이 내용적으로 좋지 못하다고 느꼈다. 포석이 특히 그런데 연구가 좀 더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 요즘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계기가 있나?
“지기도 많이 했다. 어차피 이기고 지는 것이야 늘 있을 일이다. 이렇다 할 변화가 있지 않다.”
박영훈 인터뷰
- 오늘 바둑 어땠나?
“포석에서 실패했는데 중반에 타개가 잘됐다. 후반에 허영호 9단의 실수가 겹쳐 이길 수 있었다”
- 지옥의 조라 불리는 C조에 속하게 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
“추첨 때 허영호 9단과 나란히 서 있었는데 몹시 당황했다. 허영호 9단과 서로 ‘1패씩 안고서 만나지는 말자’고 했다. ^^”
- 최종전 허영호-스웨 판은 어떻게 전망하나?
“스웨 9단의 컨디션이 좀 안 좋은 것 같다. 허영호 9단이 유리할 것 같다.”
- 피 끓는 20대는 지나갔다. 기량을 계속 유지할 자신은?
“20대 때 좀 더 집중력이 강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노련함이 더 좋아진다.”
- 성적이 더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 그저 자꾸 이기다 보니 기세를 타는 것 같다.”
▲ 16강 진출을 확정한 장웨이제(중국).
▲ 구리(중국, 오른쪽)는 탈락했지만 쾌활한 웃음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