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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KB국민은행 챌린지바둑리그에 출전하는 사이버오로 팀. 정용진 단장(왼쪽부터), 강승민 9단, 김세동 감독, 안국현 9단, 나현 9단, 양철용 팀장.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한 재미있는 바둑, 그래서 팬들이 보고 싶은 바둑
’2024 KB국민은행 챌린지바둑리그’가 곧 시작된다.

단체전 성격을 잘 드러내는 릴레이바둑은 아마추어 대회에서 시도된 바 있으나, 프로기사들이 참가하는 국내 무대에서 등장하는 것은 챌린지바둑리그가 처음이다. 릴레이바둑은 한판의 바둑을 4쿼터로 나누고, 쿼터마다 다른 선수가 게임을 이어가는 방식의 경기다. 또, 챌린지바둑리그는 구단이 원하는 선수를 직접 선발하는 시스템을 처음 적용하여 본격적인 구단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챌린지바둑리그는 총 16개팀을 두 개의 그룹로 나누어 진행한다.
그룹명은 바둑의 별칭인 좌은(坐隱)과 혁기(奕棋)다. ‘좌은(坐隱)’은 ‘초야에 묻혀 바둑을 둔다’는 뜻이고 ‘혁기(奕棋)’는 바둑의 한자 표현이다.

같은 그룹과의 경기는 3판 다승제의 개인전으로, 다른 그룹과의 경기는 4쿼터 릴레이 단체전으로 진행한다. 정규리그는 총 15라운드로 펼쳐지며, 같은 그룹별로 진행되는 3판 다승제 개인전 7라운드와 다른 그룹과 벌이는 릴레이 대국 8라운드로 순위를 결정한다. 각 그룹별 상위 4팀씩 총 8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포스트시즌에선 그룹별로 준준플레이오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각 그룹 1위 팀은 챔피언결정전으로 대회 첫 우승팀을 가린다.



생각시간은 개인전, 단체전 모두 피셔방식으로 진행되며 각자 10분에 매수 20초를 추가한다. 단체전의 경우 4쿼터로 진행되며, 1쿼터 15분 / 2쿼터 20분 / 3쿼터 20분 / 4쿼터 나머지의 시간제로 진행한다.

또한 쿼터별 선수교체 시간은 30초이고 각 팀은 경기당 1회의 한해 작전타임 사용이 가능하다. 작전타임 시간은 1분으로 제한된다.

'2024 KB국민은행 챌린지바둑리그'는 오는 17일 춘천에서 개막전(1, 2라운드)을 펼친다. 사이버오로는 오로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할 예정이다.





김세동 감독이 이끄는 사이버오로 팀은 나현 9단, 안국현 9단, 강승민 9단까지 3명이 전원 프로 9단이며 바둑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다. 안국현은 삼성화재배 준우승·GS칼텍스배 우승 경험이 있고, 나현은 한국물가정보배·박카스배 천원전 우승 경험이, 강승민은 노사초배 우승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탄탄한 팀으로 꼽힌다. 감독과 선수의 각오를 들어봤다


[김세동 감독]
“팀 구성이 이렇게까지 잘 되리라고 생각을 못했다. 선수들이 다 흔쾌히 오케이를 해주었다. 살면서 다시 이렇게 주목 받을 일이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우승 후보가 맞긴 하고, 다른 팀의 견제도 많을 텐데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우승 후보라는 사실 자체는 의식하지 않을 생각이다.

따로 특별 훈련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경기가 있을 때마다 선수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 대국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일전에 선수들과 얘기하면서 저는 사실상 거의 출전을 하지 않는 걸로 했다. (챌린지바둑리그는 감독이 선수로 출전할 수 있다.) 강승민 선수가 감각을 잘 찾고, 큰 승부를 많이 해본 나현 선수와 안국현 선수가 경험을 잘 살린다면 별 걱정은 없을 것 같다.

릴레이 형식 자체는 프로가 참가하는 국내대회에서 처음 시도된다. 검토석과 대국석의 거리가 가까운 편이고, 오픈된 공간에서 치른다. 다들 생소할 것이다.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면서 팬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고자 하는 대회의 방향을 좋게 생각한다.”



[나현 9단]
“지난달 19일 제대했다. 엄청 오래된 거 같은데, 생각해보면 3주 남짓밖에 안 됐나 싶기도 하고. ‘바깥 생활’하는 게 익숙하지 않다. 바둑을 군대에서 할 수 있긴 했지만 병영 생활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좀 쉬고 싶고 해서 하루 1~2시간 정도 핸드폰으로 중계를 보는 정도로 바둑을 접할 수 있었다. 사회에 있을 때는 6시간씩 연구했는데….

경남 진해에서 해군으로 근무했고 40명 정도 있는 부대였는데, 저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나중에 내 영향이 조금 있었는지 바둑에 관심을 갖게 되는 장병들은 있었다.

사실 군대 가기 전부터 승부에 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성적이 어느 정도 나와줘야 하는 초조함 같은 거였다. 그 부담이 이제는 좀 줄었고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이번 챌린지바둑리그에 참가하는 것도 과거에 부담을 느끼던 시절처럼 꺼려지는 게 아니라,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원들은 다 친한 형들이고, 사이버오로도 좀 인연이 있다.

김세동 감독님은 동문이었고, 승민이 형은 아마추어 시절 같이 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국현이 형은 국가대표로 오래 같이 지냈다. 챌릴린바둑리그 개인전 일곱판에선 5승2패 정도 하면 괜찮을 것 같다. 약한 팀에게는 확실히 이겨야 우승 가능성이 커진다. 우승확률은 30%라고 본다 (옆에서 안국현 선수가 웃으며 “너무 높은 거 아니야?”라고 했다.)

부강테크 팀(장건현 감독-강유택-허영락-장건현-임경호), 경북바둑협회 팀(조인선 감독-조한승-윤준상-진시영-임상규)이 참 세보였다. 혹시 약한 선수가 있더라도 센 선수가 확실히 이겨주고 중간 선수가 좀 잘해주면 이길 수 있다. 팀의 구성이 좋아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은 팀이 꽤 보였다.”



[안국현 9단]
“사실, 감독님과는 인연이 좀 있다. 자유로운 영혼들이 모인 어떤 프로기사 모임에서 친해졌다. ‘나랑 비슷한 형이 있네’ 하고 생각했다. 집도 둘 다 왕십리 근처에 있다. 감독님은 겉으로는 남자답고 시원한 스타일인데, 보기보다 생각이 깊다.

제안받았을 때 기분 좋았다. 저는 바둑 두는 거 좋아하고 기회만 있다면 대회마다 다 참가하고 싶어한다. 이번에 우리 팀 구성이 완료되었을 땐 ‘편하게 둘 수가 없겠구나’ 싶었다. 주목을 받을 것 같았고 ‘잘 둬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것 같았다.

당연히 잘하고 싶지만 마음만 먹는다고 잘해지는 것은 아니다. 각자 자기 몫만 해주면 우리 팀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 (- 삼성화재배 결승에 올라 활약하던 안국현 선수의 모습을 기억하는 바둑팬이 많은데.) 제 실력에 비해 뭔가 임팩트 있는 성적이 있었기에 기억해주시는 팬들이 많은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음 같아서는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 쉽지는 않지만 지금도 결승에 오르고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강승민 9단]
“이 대회,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형식도 독특하고. 저한테 연락이 올 줄은 몰랐다. 감독님께 제안 받았을 때 좋았다. 특히 나현 선수와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다른 팀 구성을 봤을 때 우리 팀의 우승이 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보다 약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팀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준비한다면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제일 문제 같긴 하지만 시즌을 시작하면서 감각을 잘 찾는다면 보탬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좀 사정이 있어서 4~ 5개월 정도 제대로 실전을 하지 못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바둑과는 좀 떨어진 삶을 살았다. 이 탓에 승부에 둔감해졌다.

그럼에도 조급하게 준비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는 아닐 것 같다. 바둑 잘 두는 선수들 기보를 보고, 연습 바둑도 늘려가면서 잘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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