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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선수가 전투에서 밀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강한 것 같다. 최정 선수가 노련하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을 뿐.”

중반의 중앙 전투를 모니터로 지켜보던 한 중견 프로기사는 이렇게 말했다.

닥터지 여자최고기사결정전에서 김은지 6단이 최정 9단을 상대로 선취점을 따냈다.
22일 성남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펼친 2023 닥터지 여자최고기사결정전 결승3번기 제1국에서 김은지가 234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하며 1-0으로 앞섰다.

K바둑에서 해설한 박지은 9단은 “김은지 선수가 중앙 싸움에서 성공을 거둔 뒤 우변까지 손을 뻗치면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최정 선수가 중앙에서 너무 느슨했다. 불리해진 후엔 우변에서 압박하는 플레이를 해야 했다. 종반에도 최정 선수가 쉬운 끝내기를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고 총평했다.

김은지는 “초반에 바꿔치기 했을 때는 별로 좋지 않다고 봤는데 우변에서 공격하면서 이득을 많이 본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미세해서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준비했느냐는 중계진의 물음엔 “신경 써서 준비했다기보다는 평소처럼 인공지능으로 많이 연구했다.”고 했다. 연일 대국이 많은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엔 “대국이 많은 건 감사한 일”이라며 “저보다 강한 최정 사범님이랑 두기 때문에 배운다는 생각으로 (2국을) 두겠다.”고 했다.

▲ 김은지(왼쪽)는 한국여자랭킹 2위이며, 최정은 117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 최정.

최정은 “초반에는 약간 득을 봤다고 생각했다. 좌변 타개 과정에서 착각해 조금 나빠졌는데 이후 중앙 전투에서 좀 더 득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좌변 전투가 마무리된 다음에는 약간씩 나쁘다고 생각했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좌변에서 타개할 때 있었다. 너무 손해를 본 데다 중앙 대마도 완전히 살아 있지 못했다.”고 했다.

전에 최정은 김은지 선수와의 대국을 부담스러워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을 중계진이 다시 한번 요청하자 최정은 “아무래도 저보다 나이가 많이 적은 후배와 두는 건 처음이어서였다. 부담이 많이 되었던 건 사실인데, 사실 이미 굉장히 강한 기사이기에 그때처럼 부담스럽진 않다. 남은 대국은 편하게 둘 수 있을 것 같다. 잘 두어서 3국까지 가겠다.”고 했다.

김은지와 최정은 최근 두 개 대회의 결승에서 3번기를 벌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벌어지고 있어 6번기로도 불린다. 먼저 벌인 2023 IBK기업은행배 여자마스터스 결승 1국에선 최정이 선취점을 따냈기에 6번기로 따지자면 한번씩 주고받은 셈이다.

결승2국은 25일(금) 오후 1시에 열린다. 최정이 승리한다면 9월9일 3국으로 이어진다. K바둑이 생방송하며 사이버오로가 수순중계한다.

닥터지 여자최고기사결정전은 최정이 대회 2연패하고 있다. 1기(2021년) 결승에서는 오유진을 3-1로 꺾었고, 2기엔 김채영을 3-0으로 눌렀다. 지난 대회까지 8인 풀리그로 펼친 본선은 올해부터 8인 패자부활 토너먼트로 변경해 열렸다. 5번기로 치른 결승도 3번기로 단축해 진행한다. 우승ㆍ준우승 상금은 3500만 원과 1500만 원으로 각각 500만 원씩 증액됐다.

[PHOTO | K바둑]

“전투에서 밀린다는 느낌 들지 않는다” 김은지, 최정 상대로 선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