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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 - “(김은지 선수와의 대국이) 솔직히 굉장히 부담스럽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대회의 결승까지 연속으로 이어지기에 심적으로 부담이 큰데 1국에서 이겨 다행이다. 저보다 많이 어리긴 하지만 최근에 실력이 많이 성장한 것 같다. (남은 판도) 최선을 다해서 두겠다.”

강펀치가 오갔지만 서로 결정타를 날리지 못한 채 종반으로 접어들었다. 끝내기라 하면 잔잔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떠오르지만 소문난 여전사들에게는 끝내기도 난타전의 연장이었다.

상변에서 김은지 6단이 옥집을 만들며 대마를 잡으러 가는 독한 수순을 찾아냈다. 허를 찌르는 놀라운 수읽기로 보였다. 최정 9단은 눈치를 채지 못한 듯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한 채 받아주기만 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김은지는 최정의 대마를 잡지 못했다.

최정은 이전부터 김은지의 생각을 모두 간파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자충을 이용해 김은지의 공격이 허사로 돌아가게 하고 반대급부로 이득까지 챙길 계책을 마련해 놓고 있었던 것이다. 최정은 마치 저 위에서 모든 걸 읽고 있는 듯했다.

후반 들어서 미세한 차이지만 우세했던 김은지는 점점 불리해졌다. 최정은 더는 욕심내지 않고 단단하게 매조지를 잘했다. 김은지는 계가까지 가지 않고 돌을 거뒀다.







바둑TV에서 해설한 송규상 7단은 “초·중반 김은지 선수는 정말 잘 했다. 하지만 노련함에서 차이가 났다. 최정 선수가 정말 잘 인내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16일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2023 IBK여자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1국에서 최정은 김은지에게 267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하며 서전을 쾌승으로 장식했다.

김은지가 대마를 잡으러 왔던 순간에 대해 최정은 “우변에 먹여 치면 자충이 되는 모양이 있어서 (대마가) 위험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중반에 하변을 좀 더 중시했야 했다. 좌변으로 간 게 방향 착오였던 것 같다. 이후의 전투에서도 좀 나빴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득을 보면서 끝내기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2국은 23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3국은 30일로 예정돼 있다. 최정과 김은지는 닥터지 여자최고기사결정전 결승에서도 3번기(22일, 25일, 9월9일)를 벌일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23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의 우승 상금은 3000만 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1200만 원이다. 생각시간으로는 기본 1시간에 40초 초읽기 3회씩 준다. 지난기에는 정유진이 결승3번기에서 박태희에게 2-0으로 승리하며 입단 후 첫 타이틀을 획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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