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일본이 자랑하는 간판 소녀스타가 격돌했다. 첫판에선 한국의 김은지 5단(왼쪽)이 나카무라 스미레 3단에게 먼저 승리했다. 두 기사는 지난해 3월 의정부국제신예단체전에서도 대국한 적 있는데, 당시에도 김은지가 이겼다.
모두가 궁금해하던 매치, 한·일 천재소녀 김은지 5단과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의 대결(3판 2선승)이 시작됐다. 첫판 승리는 김은지의 차지였다.
3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한·일 천재소녀 3번기’ 제1국에서 김은지가 166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하며 1-0으로 앞섰다. 난전을 거친 뒤엔 스미레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실리와 두터움에서 모두 괜찮아서 중반엔 AI 승리 확률 95%에 집 차이는 13집반을 넘기기도 했다.
바둑이 뒤집힌 건 한순간이었다. 우중앙에서 김은지가 단수 쳤을 때 스미레가 그냥 151로 받았는데 이게 패착이었다. 이 덕에 김은지는 오른쪽 흑을 뿌리째 끊어 대마를 잡을 수 있었고 승부의 흐름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이후론 김은지가 스미레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김은지는 “처음부터 안 좋게 시작했는데 마지막에 기회가 와서 이길 수 있었다.”면서 “(작년은) 최고의 한해였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항상 최고의 한해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스미레는 “초반부터 어려운 전투가 나왔지만 비교적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종반에 실착을 범하고 말았다.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이번 3번 승부를 앞두고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내일은 제 실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이기고 싶다.”고 했다.
생각시간 30분, 초읽기 1분 1회이며, 3판 2선승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4일 오후 1시에는 2국이 진행되며 5일엔 3국을 펼친다.
[그림1] 김은지가 백1로 단수쳤을 때 스미레가 2로 이은 것이 잘못이었다. 김은지가 3, 5로 흑세모를 포위하자 흑은 졸지에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됐다.
[그림2] 1로 이었다면 흑으로선 아무 이상이 없을 장면이었다. 백2로 따낸다면 흑3으로 따내서 흑의 연결에는 이상이 없다. 이후 7까지 흑의 우세가 계속되었을 것이다. (※ 백6…이음)
▲ 김은지는 지난해 효림배, 난설헌배 우승을 했고 해성 여자기성전 준우승을 하는 등 슈퍼루키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대에 대해선 “스미레 선수는,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항상 잘 두는 선수다. 내일도 긴장하지 않고 잘 준비해서 두겠다.”고 했다.
▲ 스미레는 2022년 여자명인전, 센코배 등 타이틀전에서 준우승했고 현재 여자기성전에 올라 우에노 아사미 4단에 대한 도전기를 앞두고 있다.
▲ 김은지(왼쪽)과 스미레가 국후 소감을 말했다.
▲ 졌지만 씩씩하게 대국소감을 말했던 스미레는 대국장을 나와 어머니를 만나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 일본의 TBS와 NHK도 대국장을 찾아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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