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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국 종료 후 복기를 진행하고 있는 최정(오른쪽)과 김은지.

전과 달리 간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최정이 무섭게 떠오르는 신예 김은지를 압도하는 모습은 바둑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18일 열린 2022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4라운드 3경기에서 보령 머드가 섬섬여수에 2-1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는 빅매치 '최정-김은지' 대결이 있어 어느 때보다 기대를 끌었다. 명실상부 압도적인 여자최강이며 여자랭킹1위 최정과, 돌풍의 주역이며 한국여자바둑의 미래로 여겨지는 3위 김은지의 격돌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두 선수의 상대전적은 3승무패로 최정이 우위에 있긴 했지만 이번 시즌 김은지의 기세가 엄청나서 결과를 예단할 수 없었다. 김은지는 2022년 여자기사를 상대로 무려 38승 3패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활약하고 있었고 이번 여자바둑리그에서도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김은지가 최정을 완파하지 말라는 법도 없었던 것이다.

결과는 그야말로 최정의 압승이었다. 불과 90수 만에 AI 승리확률분석에서 20집 이상의 차이를 벌리며 단 한 번도 김은지에게 우위를 내주지 않았다. 이 경기에서 백홍석 해설위원은 "패착이라고 한다면 46수를 들겠다. 이후 흐름이 넘어왔고 기회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때 이른 최정의 우세, 더 놀라운 것은 김은지의 46조차 큰 실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김은지는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버텨봤지만 최정의 압도적인 경기력 앞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최정은 생각시간 40초 10회를 주는 2국에서 단 세 번의 초읽기만 사용하고도 여유 있는 모습으로 승리를 확정했다.



백홍석 해설위원은 최정의 대국 내용에 대해 "근래 이보다 잘 둔 바둑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이다. 정말 잘 둔다. 무섭다."고 했다.

섬섬여수는 2국 김은지의 패배 이후, 1국에서 2지명 이슬주가 4지명 박소율을 상대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첫 승을 가져오는 듯했지만 3국, 4지명 김상인이 3지명 김경은에게 아쉽게 역전패하며 첫 승에 실패했다. 보령 머드는 이번 경기를 승리하며 2승 2패로 5위에 위치했다.

1국 섬섬여수의 2지명 이슬주는 보령 머드의 4지명 박소율에게 시종일관 불리하던 바둑을 마지막에 역전승하며 이번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섬섬여수의 이현욱 감독은 이번 라운드 최정이 2국에 나올 것을 예상했고 의도적으로 2국에 김은지와 최정을 맞붙게 했다. 사전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이번 4라운드까지 이현욱 감독은 상대팀의 오더를 대부분 예상하고 있었다. 지난 3라운드에서도 전략적인 오더 제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신예 기사들로 구성된 최연소 팀인 만큼 아쉬운 결과에 대해 "선수들이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이 있다. 첫 승을 하게 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라며 선수들의 저력을 신뢰했다. 문도원 보령머드 감독은 "자신이 없던 적은 한 번도 없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라며 주장 최정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8개 팀이 3판 다승제 14라운드 더블리그를 펼칠 정규리그는 총 56경기, 168대국으로 3개월간의 장정에 들어간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은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릴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결정한다. 생각시간은 1국의 경우 각자 4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 2, 3국은 각자 기본시간 없이 40초 10회의 초읽기를 준다. 이번 시즌부터는 대진순번에 따라 흑, 백(1국 기준)이 자동 결정된다.

2022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5500만 원, 준우승상금은 3500만 원이며,상금과 별도로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의 대국료를 준다. 여자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매주 목∼일 저녁 7시부터 바둑TV에서 생방송되고 사이버오로대국실에서 수순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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