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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서.

“납득이 되지 않는다”
도전3국에서 종반 역전패를 당한 뒤 소감을 말하던 박정환 9단은 자책 섞인 한마디를 내뱉었다.

지난해에도 박정환은 신진서 9단과 승부를 벌일 때 이런 순간들이 있었다. 승기를 확실히 잡았고 이제는 끝내기 할 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미스터리한 수순들로 일순간에 역전당하고 마는 것이다.

이런 건 실력으로만 해석할 계제는 아닌 것 같다. 맞수의 대결이라는 특성이 관련있을 것이다. 미세한 득실을 다투는 때에 한쪽 선수가 무언가에 홀리듯 끌려가는 것은 그들의 심리적 기싸움이 수읽기나 판단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납득하기 어려운 실수로 연결되는 것일지 모른다. 필시 감정의 영역에 속해 있을 것이다.



8일 성남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펼친 제2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도전5번기 3국에서 타이틀보유자 신진서가 도전자 박정환을 맞아 240수 만에 백불계승하며 중간전적 2-1로 앞섰다. 신진서는 1승을 추가하면 방어에 성공하게 된다.

신진서는 “계속 만만치 않았다. 중반에 좀 괜찮은 줄 알았는데 실수를 하면서 대마가 너무 쉽게 살아서 나쁘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나쁜지는 계속 몰랐고 마지막엔 확실히 좀 졌다고 생각했는데 끝내기가 계속 잘 되면서 역전했다. 역전한 상황에서도 역전한 줄 몰랐다. 두다 보니까 이긴 것 같다. 하변에 보이지 않는 집이 있었던 게 좀 컸던 것 같다.”고 3국 내용을 되돌아 봤다.



박정환은 “끝내기 들어갔을 때 거의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끝내기에서는 그래도 실수가 적은 편인데, 오늘 중앙 뚫는 판단은 너무 좀…지금 납득이 안 된다. 일단 찌른 게 말이 안 된다. 백이 두 집 나는 것을 잘 못 찾아서 판단을 잘못했다. 계가해 보니 형세가 좀 이상했다. 그때는 이기는 길을 잘 찾지 못했다.”고 했다.

4국은 12일, 5국은 13일에 열린다. 사흘간의 휴식에 대해서도 두 기사는 이야기를 이었다. 박정환은 “내가 바둑이 좀 약하지만 그래도 가장 자신있는 끝내기 부분에서 실수가 나왔기 때문에 스스로 실망을 많이 한 것 같다. 남은 기간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4국에선 잘 두겠다.”고 했다.

신진서는 “내용적으로 3국은 굉장히 힘들었다. 거의 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4국은, 첫 판으로 돌아간다는 마음가짐으로 두겠다.”고 했다.





인포벨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며 K바둑이 주관방송을 맡은 제2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의 우승상금은 7000만원, 준우승상금은 2000만원이다. 생각시간으로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3회씩을 준다.

도전5번기 남은 대국은 12일(4국), 13일(5국) 오후 1시 K바둑이 영상생중계하고 사이버오로가 수순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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