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는 불멸의 바둑격언일 것이다.
재기와 함께 혈기도 넘치는 신예 문민종(18) 4단에게 먼저 자신을 약점을 지키는 침착함이 가미됐더니 더욱 가공할 기사가 되었다. 문민종은 자신의 돌들을 돌본 뒤 곳곳에서 한우진(16) 3단의 허점을 찔렀다.
한우진은 중반 내내 비세를 벗어날 돌파구를 찾았지만, 문민종의 돌들은 더욱 단단해질 뿐이어서 뜻처럼 잘 되지 않았다. 문민종이 가장 알기 쉬운 대응으로 일관하자 한우진은 전의를 상실했다.
제9기 하찬석국수배 영재최강전 4강전이 10일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려 문민종이 한우진에게 177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하며 결승에 선착했다. 백성호 바둑TV해설위원은 “매가 병아리를 낚아채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 신예세계대회인 글로비스배(제7회, 2020년)에서 우승한 바 있는 문민종은 신예 중 주목받는 선수다. 한국랭킹은 95위.
▲ 프로기사가 되기 전부터 주목받아왔던 한우진. 아직 우승 기록은 없다. 랭킹은 75위.
▲ 상대전적은 1승1패가 되었다.
결승 반대편 주인공은 11일 오병우 3단-이연 3단의 4강 대결에서 결정된다.
바둑이 끝난 뒤 문민종은 “초반에 잘 풀려서 포석에서 편하게 출발했다. 중반엔 상대가 너무 엷게 행마한 것 같다. 그때 잘 되어서 내가 승리할 수 있었다.” 고 대국내용을 되돌아 봤다. 우승후보 영순위로 꼽히고 있는 데 대해선 “예전엔 부담이 됐는데 요즘은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딱히 부담이 되지도 않는다.”고 답했다.
‘기풍이 변했는가’라는 중계석의 물음엔 “예전보다 쉽게 두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전체적인 기풍은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고 결승전에 관해선 “어떤 선수가 결승 상대가 되더라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하찬석국수배 영재최강전을 중계하는 백성호 해설위원(오른쪽)과 최유진 캐스터.
합천군이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합천군의회·합천군체육회·합천군바둑협회가 후원하는 제9기 하찬석국수배 영재최강전은 생각시간으로 각자 1시간에 40초 초읽기 3회를 준다. 우승상금은 800만원, 준우승상금은 400만원이다. 우승자는 합천에서 열리는 영재 vs 정상 기념대국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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