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나들이]는 바둑 인공지능(카타고, 릴라제로, 미니고, 엘프오픈고 등)을 활용해 대국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AI가 모든 국면의 정답을 알 수는 없습니다. 반상에서 나타나는 경우의 수가 우주의 별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I의 수준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AI가 제공하는 참고도의 수준은 아주 높아서 전 세계 어떤 정상급 프로기사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만 AI의 바둑 분석을 살피는 작업은 사람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할 수 있으며, 고수의 의견을 듣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AI나들이]에서 다루는 내용은 프로기사의 의견을 참조하고 있으며, 10만~100만 사이의 비지트(visit)로 충분한 연산을 거쳐 제시한 참고도를 보여줍니다.
AI식 전개의 비밀
전개(벌림)를 하는 방식은 AI 시대에 들어와 한층 더 섬세해지고 정교해졌습니다. 단지 '마주 보는 중앙이 급소' '상대가 안정하지 못하게 하는 자리' 등의 지침들만 가지고는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장면1] 백차례입니다. 하변을 전개하고 싶은데요, 둘 만한 곳이 A~D까지 네 곳이나 보입니다. AI는 A가 가장 승리확률이 높은 자리라고 합니다. 그다음 좋은 곳이 B이며 그리고 C, D순이라고 합니다.
기계는 사전에 학습한 능력으로 '평가한 수치(이른바 승리확률)'를 표시합니다. 사람은 그것을 똑같이 해낼 수 없습니다. 신진서 9단이 말했듯이 흐름(기리, 모양의 우위)을 보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1도] 실전의 백1은 공격적입니다. 흑세모를 공격하려는 의지입니다. 흑이 A로 전개해 안정하는 것은 너무 좁아 중복이 됩니다. 그러나 AI는 백1이 공격적이긴 하지만 다소 무리하다고 생각합니다.
[2도] 흑1의 침공이 제격이기 때문입니다. 평소 백은 흑1 자리를 당해도 괜찮지만 지금은 왼쪽 백이 약합니다. 이하 5까지 흑이 왼쪽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서 흑이 활발합니다.
[3도] 1~3까지 가운데 흑과 백은 동형을 만들어 봤다고 가정했을 때 좌우의 귀가 비교됩니다. 왼쪽의 백세모는 A의 활용밖에는 없어 탄력이 적은 반면, 흑세모는 B, C, D 등 활용할 곳이 많이 탄력이 커서 잘 공격당하지 않습니다.
[4도] 3까지 서로 포위하는 변화가 된다고 가정해보면 흑이 월등히 좋은 국면임을 알 수 있습니다. 퍼센트(평가치)가 아니라 기리와 모양으로 판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