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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이 의사 가운을 입고 바둑 닥터로 변신한다.

벌써부터 오로대국실이 들썩인다.

대국민 기력향상 프로젝트 ‘바둑비타민’에 최정이 ‘뜬다’. 바둑비타민은 프로기사가 돌아가며 사이버오로 회원과 접바둑을 둔 뒤 복기를 통해 약점을 지적하고 보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사이버오로와 K-바둑이 협력해 만든다. 생방송(진행•김여원 MC)이다.

홍민표 8단, 이현욱 8단, 이다혜 4단 등 3명의 바둑 닥터가 돌아가면서 기력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해 오고 있다. K-바둑의 미남 총각 이흥우 피디는 “가끔 변화를 주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특별 게스트를 주기적으로 모실 생각이다. 그 첫 손님이 최정 5단이다.”라고 말한다.

최정은 30일, 오후 2시 오로대국실에서 신청자와 지도기를 펼칠 예정이다. 몇 점 접바둑일지는 당일 결정된다. 이 지도기는 K-바둑이 같은 시간 생중계한다.

최정 5단은 우리나라 여자 최강이면서 강력한 수읽기를 자랑한다. 국가대표팀 연구회에서도 문제가 출제되면 남자기사를 포함한 동료들을 제치고 빠르게 답을 내어 찬탄을 받을 만큼 ‘힘(수읽기)’을 프로기사들 가운데서 인정받는다. 즉 아마추어 바둑팬들에게도 ‘힘’을 전수해 줄 수 있다는 얘기.

바둑팬들만큼이나 최정도 이날을 기다려 왔다. “바둑하면서 토크도 할 수 있으니 정말 재미있겠다.”고 한다. 평소 지도기(접바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번 지도기를 어떤 방식으로 해 나갈 것인지 등을 최정으로부터 들어봤다.

▲ 이 여름, 국가대표팀 여자 동료들과 서울숲에 나가 족구를 하면서 체력을 키우고 있다는 최정. 언제 한번 번지점프를 해 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 접바둑을 많이 둬봤나?
“지도다면기 행사 때 둔 걸 모두 합치면 서른 판가량 되는 것 같다. 이 정도면 그리 경험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연구생 시절에는 거의 둘 일이 없었다.”

- 어느 정도를 접는지 궁금하다. 예컨대 인터넷 아마3단이면 최정 5단에게 몇 점을 깔아야 하는가?
“우리 아버지가 딱 인터넷 아마3단이시다. 9점 접바둑으로 내가 이긴다. 하지만 겨우 이기는 것이어서, 너무 많이 깔았단 느낌은 든다.”

- 접바둑에서 하수가 염두에 둘 만한 지침이 있다면?
“단단하게 두어야 상수가 피곤하다. 잡으러 다니면 안 된다. 돌들이 갈라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판이 어지러워고 하수에게 불리하게 된다. 자기 돌들이 흩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 4, 5점 접바둑 아래와 석점 이상의 바둑은 또 다르다고 한다.
“4점 5점 아래는 조금 전 강조했다시피 초반에 단단히 두도록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석점 이상은 좀 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상수는 느긋하게 두면서 상대가 조금씩 포인트를 잃기를 기다릴 것이다. 상수가 차이를 좁혀오기 전에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바둑닥터’ 특별게스트 출연 제의를 받았을 분이 어땠나?
“여류명인전 도전기를 앞두고 제의를 받았다. 내가 접바둑에 강할 것이라 생각들 하셨나보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최정 5단은 힘을 중시하는 바둑이라고 알려졌다.
“예전에 정말 ‘무식하게’ 싸웠는데 요즘은 조금 유연해졌다. 전체를 보는 눈이 생겨서다. 전에는 지세가 좋지 않은 곳에서도 마구 싸웠는데 이제는 유리한 곳에서 싸운다.”

-어떤 가르침을 줄 것인가?
“상수가 생각 밖의 강수를 또는 무리수를 두어 올 때 어떻게 대처할지를 가르쳐드리겠다. 하수가 정면으로 맞서 싸우면 진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비껴갈 것인가를 배우시게 될 것이다.”

-무리수를 두겠다는 것인가? ^^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접바둑에서 상수가 자꾸 강수를 던지지 않으면 크게 지고 만다.”

-최정 5단에게 지도 받을 신청자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설령 만방으로 지더라도 너무 상심하지 마시길~ 하하, 농담이다. 일단 저의 입담에 말로 주눅드실 것이다. 심리적으로도 강하게 만들어 드리겠다.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 그렇다고 본인의 기력을 속이지는 마시길 ^^”

-아마추어 바둑팬들이 바둑이 늘려면 어떤 공부가 좋나?
“사활을 추천한다. 쉬운 문제 위주로 보라. 어차피 어려운 문제는 실전에서 적용하기 어렵다. 포석 공부는 당장 크게 도움은 안 되실 것이다. 솔직히 포석 생략하고 싸우느라 바쁘시지들 않나?(후훗~)”

바둑비타민은 올해 3월8일(수) 첫 방송을 한 이래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 펼쳐지고 있다. 신청자가 이기면 프로기사의 사인이 담긴 20만원 상당의 바둑판과 사이버오로 1개월 무료회원권 그리고 1억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또 바둑에 진다해도 사이버오로 2,000만 포인트와 10일 회원권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대국 도중에 나가는 퀴즈를 맞혀도 선물을 받는다.

K바둑(한국바둑방송)은 스카이라이프 130번, HCN(ch.534/513), JCN울산방송(ch.127)을 통해 전국 케이블TV로 시청할 수 있다. IPTV나 위성, 혹은 케이블이 없더라도 테이블 위의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에브리온TV'를 무료로 다운 받거나 스마트폰 안에선 장터(구글플레이, 애플스토어)에 에브리온TV앱으로 바둑비타민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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