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길처럼 평화로운 기풍을 지닌 오로의 藤澤秀行. 결승에서 그는 거친 스타일의 <푸른별바다>를 만나 본의 아니게 난투극을 벌였다. 그러곤 승리했다. 2-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藤澤秀行(등택수행)이 제5회 오로통합랭킹전에서 우승했다.
‘藤澤秀行’
우리식으로 읽으면‘등택수행’, 일본 식으로는 후지사와 슈코(슈코는 히데유키라고도 읽는다)다. 지금은 우리 곁에 없지만 호쾌하고 화려한 기풍으로 일세를 풍미했고 일본 바둑계의 정신적 기둥이었던 실존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후지사와를 그토록 좋아했던 한 인물이 사이버오로 대국실 대화명을‘藤澤秀行’으로 만들었다. 한때 후지사와의 기풍과 비슷하다는 말을 들었던 건 하도 후지사와를 많이 연구해, 바둑을 두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후지사와의 향기가 반상으로 퍼지고 거기에서 주위 사람들은 익숙한 향취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藤澤秀行은 그러나 성숙하면서 자신의 바둑 스타일을 갖게 됐다. 화려하지 않지만 차갑고 정교한 행마를 구사하게 됐고, 발 빠름보다는 두터움을 좋아하게 됐다.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들판의 풍경처럼 여유와 한가로움이 그의 바둑에서 묻어난다. 藤澤秀行은 험악한 전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가 굴종을 강요해 온다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
4강 한-중전에서 그는 상대가 집요하게 괴롭히며 더 큰 걸 요구하자 대마를 잡아버렸다.
결승3번기는 푸른별바다와 치른 형제대결. 오로랭킹전에서 두 차례 우승해 본 경험이 있는 푸른별바다는 4강 상대와는 비교도 안 되게 거친 기풍의 소유자였다. 한바탕 진흙탕 싸움은 각오해야 했다.
7월1일 오로서버에서 열린 제5회 오로통합랭킹최강전 결승1국에서 藤澤秀行은 푸른별바다를 만나 고전했다. 별로 원치 않는 난투극에 휘말려 초반에 돌이 잡혔다. 藤澤秀行은 중반에 정면 돌파를 택했다. 가공할 힘을 자랑하는 푸른별바다와 힘겨루기를 해 흑 진영을 크게 돌파하면서 역전했다.
드디어 2일은 2국과 3국이 펼쳐지는 결전. 푸른별바다는 이번엔 서두르지 않았다. 바둑은 좀처럼 균형이 무너질 줄 몰랐다. 藤澤秀行는 결승2국에서 잔 펀치를 끝없이 퍼부었다. 타격이 누적된 푸른별바다는 서서히 힘이 빠졌고 마침내 항서를 썼다(212수 백불계승). 藤澤秀行의 첫 우승이었다.
藤澤秀行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자재로 변환하는 후지사와 선생의 바둑을 좋아해 대화명도 藤澤秀行이다.”라며 “일단 8강까지 올라서고 나니 왠지 예감이 좋았다. 결승 두 대국이 모두 어려운 바둑이었기에 지금도 첫 우승을 실감하지 못하고 얼떨떨하다. 앞으로 또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제5회 오로통합랭킹최강전은 8강부터 5:3으로 한국이 중국에 수적 우세를 보였고 4강전은 3:1로 우세했다. 결승은 우리끼리의 대결이었다. 역대 1회~3회까지 중국이 강세를 보였던 것과 대비된다.
▼ 제5회 오로통합랭킹최강전 결승2국(최종) ●푸른별바다 ○藤澤秀行 - 212수 백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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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통합랭킹전은 짝수달에 벌어져, 1년에 6회 열린다. 선수 초청기준은 대회 개최전 두 달간의 랭킹이다. 사이버오로는 32강중 한국 왕별은 최소 15~16명 참가를 보장하며, 시드형 토너먼트로 진행될 경우 3회전 시드 8명중 5인, 2회전 시드 8명 중 5인을 보장한다.
8강은 더블일리미네이션으로 4강과 결승은 3번기. 제한시간은 각자 20분에 30초 초읽기 3회. 우승상금 1,000만 원이며 매 라운드 패자에게도 지정된 상금이 지급된다. 통합랭킹전의 주요대국은 프라임매치로 지정해 1구간 또또 당첨자에게 2억 포인트를 지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