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기사가 잘살아야 한다. 또 바둑에서도 끊임없이 스타가 나와야 된다."
인터뷰 중에 나온 이 두 마디가 이재윤 한국기원 부이사장의 바둑발전방향에 대한 핵심틀이다.
7월 4일 대구에서 열린 2013 내셔널리그 지역투어가 덕영치과 원장이자 바둑발전개혁위원장인 이재윤 부이사장의 힘으로 이뤄졌다.
그는 9라운드 개막을 앞둔 인사말에서 "중국에 밀리는 현실을 봐야한다. 이제라도 바꾸지 않으면 비전은 없다.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라며 강력하게 개혁을 설파하기도 했다. 이재윤 부이사장이 바라보는 바둑계의 현실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들어보았다.
- 부이사장님께 '바둑'이란?
"나는 바둑이 좋다. 그래서 30년 동안 대구바둑협회일을 했다. 대바협 부회장에 이어 한국기원 부이사장을 맡은 지는 얼마 안 됐다. 개인적으로는 덕영배를 개최하고, 내셔널리그 덕영팀을 후원한다. 이런 일을 하는 이유는 유일한 취미가 바둑이기 때문이다. 바둑은 즐기는 것도 좋지만 정신수양의 의미도 있다. 앞으로 국민스포츠에서 더 나가 '국기(國技)'로 자리매김 했으면 한다."
- 한국기원 부이사장 이전에 바둑개혁위원회 장을 맡고 있다. 현재 바둑계의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바둑인구가 줄고 있다. 오프라인 모임은 점점 없어지고, 바둑을 배우는 어린이가 적어지는 것도 문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이후에 바둑에서 멀어지는 현상은 20년간 꾸준하게 제기된 문제점이다."
- 바둑개혁위원회의 역할과 구성은?
"바둑계가 계속 발전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너무 안일하게만 대처해 왔다. 바둑이 사그라지기 전에 변화를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한 위원회다. 위원회는 프로기사가 절반이고 체육관계자, 일반인, 언론인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중점사항은 프로기사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확보와 바둑의 지역균형발전 사업, 입단정원조절문제 등이다. "
*위원회의 대표인물은 조훈현 한국기원 상임이사,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최규병 기사회장, 김원 대바협 전무이사, 박치문 중앙일보 바둑전문기자, 김달수 아시아바둑연맹 사무총장, 최종준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이민우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사회체육학과 석좌교수 등이다.
- 예전부터 지역바둑발전에 대해 꾸준히 주장하신 것으로 안다.
"현재 프로기사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지방이 4명이고 나머지 300명이 서울에 거주한다. 바둑은 서울편중이 너무나 심하다. 지방에 있으면 입단하기가 어려워 정말 기재가 있는 아이들 둔 부모는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보통은 바둑을 잘두면 공부도 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각 지역의 바둑꿈나무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즉 장기적으로 지역입단자를 점차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지방출신 프로가 많아지면 그 지역 기업의 후원도 뒤따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서울에 있는 프로기사 일부가 다시 지방으로 내려와 생활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질 것이다. 시장을 확대하는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동안 한국기원의 지원이 없어 대부분의 지역협회가 힘들어했다. 우선적으로 지역바둑을 강화하고 건전하게 육성해 스스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키우겠다."
- 한국기원과 대바협을 보는 관점은 어떤가?
"두 단체가 합쳐진 시너지 효과는 상당했고, 좋은 결과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아마바둑계 발전에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지금은 두 단체의 수장이 1명인 상황이지만, 멀지않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될 것으로 본다."
- 마지막으로 바둑개혁위원회 장으로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나는 바둑계종사자가 아닌 순수한 아마추어다. 진정 사심을 버리고 일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프로기사가 잘살아야 한다. 또 골프나 테니스처럼 바둑에서도 스타가 계속 나와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바둑계의 구성원 모두가 변화를 위해 힘을 합하고, 또 전체를 생각하는 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개혁위원회가 내는 안건은 기사총회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실현가능하다. 개혁안에 대해 내용과 뜻을 자세히 살피지 않고, 변화자체를 무조건 위협이라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 지금 뭔가를 바꾸지 않으면 바둑은 비전이 없다. 예를 들어 신진서와 신민준의 성공사례를 봤다면 바로 영재입단제도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지역바둑 활성화는 최우선과제다. 또 체전에서 바둑이 정식종목이 되면 새로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대구 덕영치과 원장실에서 만난 이재윤 한국기원 부이사장
▲ 2013 내셔널리그 각 팀 단장과 주요관계자의 기념촬영
▲ 리그도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9ㆍ10ㆍ11라운드는 대구 덕영치과 7층 특별대국장에서 열렸다.
▲ 김수영과 홍태선의 9라운드 대국. 김수영 선수가 백으로 불계승했다.
▲ 김동섭과 김태현의 중량감 넘치는 대국
▲ 내셔널리그 11라운드는 7일 오전 10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대국이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