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대국이 시작된 후 장웨이지에의 착점을 기다리는 이세돌 9단.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는 강자들이 32강에서 일찍 맞붙었다. 공식대국으로는 첫 대결이었는데 결과는 이세돌의 패배였고, 내용도 장웨이지에의 두터운 수읽기가 압도한 흐름이었다. 후반 이세돌의 추격전으로 역전의 찬스도 있었지만, 간발의 차로 승리는 장웨이지에의 것이 되었다.
장웨이지에 9단은 91년생으로 이세돌보다 8살이 어리다. 2005년 입단한 장웨이지에는 중국내 기전에서 우승을 거듭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올해 초 벌어진 제16회 LG배에서 이창호를 꺾고 세계정상에 오르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중국내 랭킹은 탄샤오, 씨에허, 콩지에에 이은 4위다.
국후 이세돌 9단은 "장웨이지에가 2번이나 기회를 줬는데 잡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장웨이지에와의 일전을 키르아의 눈으로 다시 감상해 보자.
제1회 바이링배 32강
●이세돌 9단 ○장웨이지에 9단
장소: 중국기원
날짜: 2012년 8월 19일
결과: 240수 백불계승
장면 1 우승후보의 격돌
- 어느 대회든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세돌과 장웨이지에가 32강에서 일찍 만났다. 힘이 센 기사들답게 초반부터 불꽃 튀는 수읽기 대결로 새로운 형태가 나왔다.
참고도 1-1 흑실리 대 백세력
- 간명하게 두려면 흑5로 뻗으면 된다. 흑실리와 백세력의 갈림이다.
참고도 1-2 소탐대실
- 참고도 흑7에 백8의 대응이 강수로 순식간에 백이 주도권을 잡았다. 실전처럼 뚫지 않고 흑13으로 두점을 감싸는 것은 흑이 망한 결과다. 백세력도 좋고, 다음에 a로 넘는 수가 선수로 남아 흑은 별것이 없다.
참고도 1-3 냉정한 정수
- 실전에서 흑1의 젖힘에 백은 a의 곳으로 참아 두었는데 이것은 정수다. 백2.4로 밀어두고 잡으러 가도 흑7로 먹여치는 맥이 있어 백이 안 된다.
참고도 1-4 한 칸뜀의 선택은?
- 장웨이지에는 실전에서 백은 a의 곳으로 흑 두점을 제압했다. 이후 b자리와 3으로 벌리는 것이 맞보기로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그냥 백1 자리로 뛰어가고 싶기도 하다. 좌변은 흑이 6으로 압박해도 백7, 9 후에 역습을 할 수 있어 충분한 결과다.
장면 2 싸움 건 장웨이지에
- 백1은 장웨이지에의 강수! 좌변이 두텁다 보고 강하게 싸움을 걸어 갔는데 접근전은 이세돌 9단의 전공과목이다. 누가 이싸움의 승자가 될지 흐름을 따라가 보자.
참고도 2-1 유연한 발상
- a의 강수를 대신 무난히 두어간다면 백1의 날일자가 보통이다.
참고도 2-2 대세를 잃는다
- 백이 1로 끊어 흑△의 돌을 잡는 것은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격'이다. 하변의 흑돌은 잡더라도 흑이 두점을 빵따냄하면 상중앙의 세력이 빛난다
참고도 2-3 절대점
- 흑1로 꼬부린 수는 이 장면의 절대점이다. 흑이 좌변 a를 두면 백b의 날일자가 제격이 되어 나쁘다.
참고도 2-4 사전공작
- 백2는 부분적으로 손해지만 하변을 선수로 살아두고 좌변 강타를 준비한 수. 장웨이지에의 노련한 수읽기 실력을 엿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흑은 우변에 모양을 건설하고, 백은 좌상을 취하는 변화가 일어났다.
참고도 2-5 맛은 좋지만
- 실전에서 백은 a로 맛좋게 받아 두었다. 하지만 b로 들어가는 수를 남기는 백2가 더 좋아보인다.
참고도 2-6 인내의 이유
- 실전에서 장웨이지에는 a로 한번 참았고, 결국 좌상 흑 넉 점을 제압했다. 이때 중앙 대마를 잡으러 가면 선수로 좌변을 뚫리면서 흑에게 역습을 허용하게 된다.
장면 3 마지막 승부처
- 백8은 오후 대국을 시작하고도 장웨이지에가 한참 장고를 거듭한 끝에 선택한 수다. 이세돌은 바로 흑9로 우상귀에 철주를 내려 우변을 집으로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우변과 상변의 경계선에서 결정나게 되었다.
참고도 3-1 치열한 고지전
- 실전 백14 대신 안전하게 1로 물러서서 계가로 갈 수도 있지만, 승리를 보장 받지는 못한다.
참고도 3-2 냉정하다
- 흑 2의 압박에 백은 냉정하게 흑 4자리로 머리를 내밀었다. 살기위해 백3으로 붙이면 흑4의 마늘모가 급소다. 흑이 a로 나오는 수와 흑 6의 공격이 맞보기가 된다.
참고도 3-3 아쉬움
- 백이 우변을 찔렀을 때 흑1로 끊어 선수로 우변을 막고 우상귀로 뛰어 간 것이 좋았다. 부분전에서 이세돌의 날렵함이 돋보인다. 백은 상변 흑돌을 사납게 압박하며 실리의 격차를 좁혔다. 이 와중에 흑15가 아쉬웠다.
참고도 3-4 교환이 빠졌다
- 먼저 흑1의 단수교환이 필요한 곳이었다. 이 때 백이 상변을 잡으러 오면 대마가 거꾸로 잡히게 된다. 실전은 흑1의 교환이 없어 백이 a의 곳에 건너 붙이는 수가 남았다.
참고도 3-5 반발의 이유
- 실전은 백2에 이세돌은 백6의 자리에 단수쳐 반발했다. 그냥 3으로 받아주면 이후 진행 후에 흑은 덤이 부담스러운 국면이다.
참고도 3-6 백도 미생
- 실전에서 백은 8로 a의 곳을 막아서 패가 되었다. 참고도처럼 우변을 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중앙이 차단되면 백전체가 미생이다.
참고도 3-7 아생후살타
- 백1로 두었을 때 중앙을 차단하는 건 흑이 무리다. 상변의 흑돌도 미생이다.
장면 4 16강 오른 장웨이지에
- 우변 패싸움 결과 백이 우하귀에서 살아 실리의 균형이 무너졌다. 이후 이세돌의 흔들기가 있었지만. 장웨이지에의 정확한 응수에 막혀 돌을 거뒀다.
참고도 4-1 깨진 집균형
- 우변패가 승부인 상황. 백이 우하귀에서 살자는 패가 많아 결국 바꿔치기의 형태가 되었다.
참고도 4-2 연결가능
- 실전엔 흑11로 16의 자리에 늘어 패를 했다. 흑11로 단수를 쳐서 백이 이어만 준다면 이득으로 중앙이 걸린다. 하지만 백은 16으로 단수쳐 대마를 연결해 가는 수단이 있다.
참고도 4-3 계가는 없다
흑15로 a의 곳에 잡으러 가는 것은 흑이 팻감이 없어서 무리다. 그렇다고 △의 곳을 때려 계가로 가는 것은 우하의 백이 살았기 때문에 계가가 되지 않는다.
참고도 4-4 팻감 부족
우하는 부분적으로 패의 형태지만 흑이 부담이 큰 곳이다. 이세돌이 던진 시점에 악수패 a가 있지만 백은 b,c 등 여러 곳에 팻감이 있어 더 버티질 못하고 돌을 거두게 되었다.
[글/해설 ㅣ 키르아 7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