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9단이 응씨배에서 다시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콩지에 9단은 한동안 중국일인자로서 무적에 가까운 카리스마를 분출하던 인물이다. 탄탄한 실력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중국의 강자 콩지에 9단을 맞아 이창호 9단이 자신의 전성기 시절에 보여주던 눈부신 끝내기를 펼쳐보였다. 감상해 보자.
제7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본선16강전
● 이창호 9단(한국) ○ 콩지에 9단(중국)
장소: 대만 타이베이
날짜: 2012년 5월 25일
결과: 295수 흑 반집승
장면1(이창호의 초반구상)
큰 덤을 의식해서인지 이창호 9단이 초반에 웅장한 모양으로 바둑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하의 정석 진행은 자주 나오는 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이창호 9단의 연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도1-1(보통의 진행)
실전에는 백이 5로 붙였을때 치받아 하중앙 세력을 키웠는데, 젖혀가는 것이 보통의 진행이다.
이 그림은 흑이 선수를 뽑아 좌상에 손을 돌리는 바둑이 된다.
참고도1-2(가볍게 가볍게)
변으로 벌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백15처럼 중앙으로 행마하는 것도 쓰이는 수법.
이 그림은 가벼운 작전으로 우변에서 선수를 뽑아 좌상에 손을 돌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참고도1-3(서로 어려운 싸움)
백이 맞끊어 가는 수법도 있다. 프로 바둑에서 간간히 보이는 진행이다.
장면2(모양 대 모양)
우하의 진행은 흑이 세력을 쌓았지만 백도 쉽게 집을 벌며 안정해 불만없다.
흑이 하중앙 모양을 키우자 백도 같이 상변의 모양으로 대응하는 장면이다.
참고도2-1(작전이 분산되다)
실전에, a로 계속해서 하변을 경영한 것은 흑의 일관된 작전
물론 참고도처럼 두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백 돌이 중앙으로 가서 일관성이 없다.
장면3(콩지에9단의 반면 운영)
중앙에서 서로 기세의 반발을 한 장면!
흑이 좌상귀의 패를 이겼지만 백이 하변을 관통하고 선수를 뽑아 우변을 늘어서는 백의 우세.
콩지에의 유연한 반면 운영이 빛나는 장면이다.
참고도3-1(흑의 의도)
흑이 1로 3ㆍ三을 차지해 패의 뒷맛을 남겨놓고 중앙을 흑이 5로 붙여간 장면
백이 6으로 기세로 7자리로 반발하였는데 받는다면 흑이 중앙을 최대한 지어 흑의 의도대로 진행된다.
참고도3-2(약간의 차이)
실전에는 a의 곳으로 붙여갔는데 그냥 중앙을 붙여가는 것은 늘어두어야 하는 만큼 앞 그림과는 차이가 있다.
참고도3-3(잇지 못한 사연)
실전에 백1로 들여다 보자 잇지 못하고 중앙으로 붙였다.
잇는다면 백이 뚫는다. 들여다 본 교환 때문에 흑이 무거워져 곤란하다.
장면4(추격자 이창호)
백이 우변을 타고 나오면서 살아서 백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후에 이상감각이 나오면서 차가 급격히 좁혀지게 되었다.
이창호9단의 묘착을 감상해보자!
참고도4-1(콤비네이션)
흑이 위기를 맞았지만 흑1이라는 묘착이 나오면서 바둑을 추격하게 되었다.
실전에 백2로 호구쳤을때 3으로 끼우는 수가 콤비네이션! 귀를 침식해서는 차이가 좁혀졌다.
참고도4-2(백의 정수)
실전은 흑의 콤비네이션을 맞아 흑의 대성공! 백이 2로 위로 잇는 것이 정수이다.
흑이 급하게 하변을 찔러 오는 것은 좌변이 다쳐 곤란하다.
참고도4-3(흑의 대안)
흑이 좌변을 젖히고 두는 것이 좋은 방법. 나중에 a의 패맛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백이 실전에 귀를 흑에게 내준 그림보단 훨씬 낫다.
참고도4-4(백의 아쉬움)
실전에는 a의 곳을 늘어 두었는데 백이 후수가 되었다.
이런 경우에는 맞끊는 맥점이 있다. 부분적으로는 조금 손해이지만 선수를 뽑을 수가 있어서 좋은 작전.
백이 6자리에 먼저 둔다면 지기 힘든 국면이다.
장면5(역전에 성공한 이창호!)
본보에서 백이 또 한 번 우변을 둘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흑에게 손이 돌아가서 흑의 역전 무드. 백 진영이었던 상변에서 흑집이 나면서 역전에 성공하였다.
참고도5-1(패착에 가까운 방향착오)
실전에 백이 a의 곳을 두어 중앙을 삭감해 갔는데 지금은 우변이 큰 자리였다.
다음에 △로 두는 패맛도 남는다. 실전에는 백이 중앙을 둬 우변을 조여붙임을 당하는 과정에서 패맛도 사라졌다.
장면6(콩지에의 흔들기)
바둑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콩지에가 패를 만들어 버틴 장면. 흑이 중앙을 두번 두어 패를 내주었는데
좌하귀에 백이 패를 해소한 것이 12집강의 끝내기. 하지만 흑도 중앙을 연타해 피해를 최소화해서는 흑이 두터운 국면이다.
장면7(승부는 중반전이였다)
미세한 승부였지만 뒤집을 만한 곳은 보이지 않는다.
중반전 이창호 9단이 묘착을 보여주었고 콩지에 9단의 실착까지 겹쳐 역전한 내용이다. 이창호9단의 불꽃같은 추격전이 인상 깊었던 한판이다.
콩지에 9단에게는 아쉬운 일국일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이창호 9단 박정환 9단 두명의 기사가 8강에 진출하게 되었는데 한국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한국이 7회 응씨배에서도 우승하기를 기대해 본다.
[글/해설ㅣ키르아 7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