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은 빠르면 5년 후 좀 늦으면 10년후 중국바둑이 세계바둑의 대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 같다.
3월 30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춘란배 세계바둑대회에서 이세돌 9단은 '마왕'이란 별명을 가진 독종 '치우쥔'의 대마를 때려잡고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전기 8회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이세돌 9단이 9회 대회에서도 순조롭게 항해를 지속하고 있는 것.
8강에 진출한 이세돌 9단을 시나바둑이 인터뷰했다. 이세돌 9단이 비교적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 인터뷰는 짧았지만 내용은 충만하다. 이세돌 9단은 특이하게도 한국바둑이 중국바둑에 뒤지는 것을 교육의 문제로 보았고, 교육의 문제점은 다양성을 거부한 '획일화'에 있다고 보고 있다. 획일화가 무서운 것은 바로 한국바둑을 정상에 끌어올린 한국바둑의 다양한 특징들이 사라지는 점에 있다는 것이다.
- 오늘 치우쥔과의 대국을 평가해 달라
"오늘 초반은 쌍방 모두 둘만 했다. 백(치우쥔)이 중반 들어 우상귀에서 패를 이긴 후 상당한 우세를 얻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초읽기에 너무나 빨리 몰렸다. 일련의 실착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
- 다음 차례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상대는?
"중국 프로들 모두는 내가 두고 싶은 상대다. 예를 들면 콩지에다. 그렇지만 8강에서 콩지에와 만나면 상당히 아쉬울 것 같고, 준결승 혹은 결승에서 그와 두고 싶다. 8강전에선 비교적 젊은 기사와 만날 것 같다. (83년생인 이세돌 9단은 88년생의 박문요를 만났다. 이세돌의 예측대로 됐다.)
- 오늘 한중 대결에서 한국이 대승(다섯 판중 네판을 이겼다. 4-1)을 거뒀다. 이 결과를 어떻게 보는가?
"난 현재 한중바둑이 당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본다. 피차간의 승부는 모두 정상이다. 그렇지만 5년 이후면 아마도 중국바둑이 한국을 앞섰을 것이다. "
- 한국의 90후 세대(90년 이후 출생한 세대)중 특별히 뛰어난 기사들이 중국에 비해 비교적 적은 것 같기도 하다.
"맞다. 한국의 90후 세대는 박정환을 제외하면 별로 뛰어난 선수가 없다. 이런 원인으로 인해 짧게는 5년, 길면 10년 후 정도에 중국바둑은 한국을 완전히 앞선다."
- 그럼 한국 바둑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나?
"이런 성격의 문제엔 아무런 방법이 없다. 지금 당장 한국바둑이 확실히 뒤처지는 건 아니어서, 큰 개혁조치를 채택하기가 어렵다. 나 개인적으론 한국바둑이 교육시스템상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심지어 이전의 교육방식만도 못하게 퇴보하는 중에 있다. " (프로기사 교육을 말하는 것 같다)
- 그럼 그 문제가 어떻게 나타날 거라 생각하는가?
"한국 바둑의 특징이 차츰 차츰 없어질 것이다. 이전 우리들은 다양한 기풍의 기사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바둑 시스템이 '이렇게 둬야 맞아, 저렇게 두는 건 틀려'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방식이다. 바둑을 두는 모든 사람들의 기풍이 모두 비슷해진다. 이건 잘 못 된 거다."
[출처 : 중국 시나바둑 치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