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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

6월 11일부터 '하인리히 폴거스트 스쿨'서 시작된 제3회 기도컵이 이틀째를 맞았다. 이틀째엔 어린이 바둑리그가 포함되어 있다. 최근 슈퍼박테리아(장출혈성 대장균)의 출현으로 어린이 참가자수가 많지 않을 것 같았지만, 가족단위로 참가한 참가자들의 자녀들이 이 리그에 참가했다. 단수와 장문, 축만 아는 어린이들이다.

어린이 리그가 너무 싱겁다고 성인들 리그에 참가한 어린이들도 있었다. 3승 1패의 성적을 올린 한 8살짜리 꼬마가 졌다고 막 운다. 같이 온 아버지가 먹을 것을 주자 그제야 울음을 그쳤다. 윤영선 8단이 가르쳤던 꼬마란다. 윤 8단의 승부사 기질을 같이 배운 듯.

'12일 어린이 리그'의 우승자는 '얀'이란 꼬마다. 20급의 짱짱한 실력으로 우승을 했다. 우승 상품을 받아들고 무척 자부심을 느낀 이 꼬마 외에도 이 리그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대체로 비슷한 바둑 상품들을 받았다.

장난도 치고 흙장난도 하고 하는 어린이들인데 바둑판앞에선 꽤나 진지해서 가까이서 내용을 봤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차곡차곡 자기집을 메꾸기도 하고, 반듯하게 흑,백이 사이좋게 한수씩 늘어대기도 했다. 자기집을 너무 진지하게 메꾸는 어린이들이라 약간 웃음이 나왔지만, 진지한 것 만큼은 이 대회에 참가한 어른들의 모습을 빼 닮았다.

물론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알까기'를 터득하는 것은 한국 어린이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어린이 리그 시상식을 야외에서 진행했다. 아이들은 시상식 전까지 뛰어 놀다 한 아이가 다쳤는지 엉엉 울었다. 진행을 맡은 스테피씨가 아이를 꼭 껴안고 달랜 후 먹을 것을 줬다. 아이들에겐 보살핌이 필요하다.

다음은 시상식이 끝난 후 윤영선 8단과의 대화, 윤영선 8단은 독일에서 바둑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바둑을 보급하고 있다. 윤 8단은 장기적으로 바둑세계화에 나선 보급 지도자들이 영어와 함께 현지어를 배워야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린이를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 독일에서도 프로제도가 생길수 있을까요?
"하하. 어려운 일이죠, 독일이 다른 곳에 비해선 아주 오랜 후에 그런 제도를 가질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그런걸 바라면 안되요(윤영선), 정말 욕심이거든요. 현재로선 그렇게 늘고 싶으면 한,중,일로 가서 공부해야 해야 해요. 거기서의 입단은 너무 힘들죠."

- 윤영선 사범에 대한 지지자가 많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국 사람뿐 아니라 현지 사람들이요.
"제가 독일어를 하기 때문일 거에요. 보급하러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영어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적으로 현지어를 하는 게 좋을 거에요. 한국에서도 한국말을 열심히 배우려는 외국인들을 좋아하잖아요, 비슷하게 여기 독일서도 그래요. 또 독일어를 해야 어린이들을 가르칠 수 있어요. 그건 굉장히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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