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천적, 이세돌
프로들의 먹고 먹히는 생태계, 천적관계
이창호만 빼면 모두의 천적, 이세돌
누군가에게 특별히 강한 사람이 있다. 혹은 누군가만 만나면 잘 안풀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자연 생태계의 '먹이사슬'관계를 본따 '천적'이라고 이름 붙이곤 한다.
한국 프로바둑계에서도 알려진 천적이 많다. 최근 8회 춘란배 결승에 오른 이세돌의 천적이 씨에허라곤 하지만, 아직 그정도로 천적이라 부르기엔 어렵다. 씨에허가 단판 승부를 통해 이세돌의 난적으로 떠올랐다면 기나긴 통계를 통해 입증된 이세돌의 진정한 천적은 이창호다.
이세돌은 한국랭킹 상위랭커 10인에 대해 60%가 넘는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랭킹 1위다운 승률이다. 그러나 이세돌-이창호의 통산 전적에선 23승 31패로 이창호가 단연 앞선다. 물론 2010년 한국물가정보배에서 이세돌이 우승해 그런 관계를 벗어난 의미는 있다.
'엄친아' 김지석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경우다' 46패의 기록중 랭킹 1위~3위의 세 명에게 당한 패배가 24패를 차지한다. 김지석의 뛰어난 승률을 감안하면, 하위랭커에겐 가혹할만치 이겼다는 셈이 된다. 김지석이 한단계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절대강자에게 약한 징크스'를 반드시 벗어날 필요가 있겠다.
천적관계를 벗어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올해 명인전 결승과 GS 칼텍스배 결승에 올랐던 원성진이다. 원성진은 이세돌과 통산 9승 10패로 밀렸지만, 2007년이후 6승을 거둬 최근 이세돌에 대한 전적이 강해졌다. GS타이틀과 명인전 준우승이 그에 따른 직접적인 부산물은 아니지만, '한방!' 원성진의 강해진 면모를 확인케 해준다.
최'독' 최철한의 천적도 이창호다. 원래 '이창호 잡는 최철한'으로 바둑계에 우뚝 섰지만 2007년 이후 이창호에 대한 승률이 뚝 떨어졌다.
정상급들에 대한 천적관계를 극복하자 훨훨 날아오른 케이스도 있다. 바로 허영호다.
허영호는 작년만 해도 랭킹 10위권 강자들에 대한 승률이 44%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55%로 껑충 뛰었다. 허영호의 성적도 껑충뛰어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와 춘란배에서 각각 결승과 준결승에 올랐다. 올해는 미완성이었지만, 2011년엔 더욱 큰 성과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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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제공| 바둑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