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입단후 2007년 세계대회인 LG배 결승까지 치고 올라갔다. 세계최초로 초단이 결승에 진출한 사건이었다. 비록 이세돌과의 결승대결에서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지만 '한상훈' 이름 석자를 바둑계에 알리는 데엔 충분했다.
2007년의 LG배 결승진출이 워낙이 '독'한 성적이어서 나름대로 꾸준했음에도 슬럼프나 침체가 아닐까 하는 우려까지 나왔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주위의 기대치가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뿐.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한상훈이 8월 6일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즈 통합예선을 뚫고 본선에 들었다.
한상훈의 판은 '바둑 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국이었고, 그 대국서 중국의 강자 니우위티엔을 이겼다. 시종일관 전투로 이어진 수읽기 싸움이었는데, 이는 한상훈의 전공분야다. 한상훈은 '마지막까지 어려운 싸움이었는데 편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바둑TV의 인터뷰, 기자들과의 몇마디 주고받은 말들을 옮긴다. 한상훈의 자신감은 2007년 LG배 결승에 오를 때 그대로였다.
- 백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은 흑을 잡았는데?
"원래 백 잡는 걸 좋아했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흑백을 가리지 않는다. 오늘 바둑은 처음부터 전투가 벌어졌는데 편하게 뒀다."
- 오늘 바둑은 평소에 연구했던 포진이었나?
"그렇진 않다. 다만 흑이 괜찮다고 생각하던 모양이었다. 끝까지 수읽기로 진행된 바둑이었는데 (어려웠어도) 잘 풀린 느낌이다."
- 유창혁 9단이 중반에 치받은 한 수가 너무 좋았다고 칭찬하는데, 이 수가 일종의 승착이 된건가?
"그땐 그 수 밖에 안보였다. 다른 수는 모두 결과가 어설퍼 보였다. 전투가 지속돼서 어려운 바둑이었는데 그래도 느낌은 끝까지 좋았다."
- 니우위티엔은 세계대회 본선진출을 자주 한 중국의 강자다. 부담은 없었나?
"별로 없다. 상대가 중국기사라 이기고 싶은 생각은 강했다. 한중전이니까. 중국이 요즘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중요한 한중전에서 한국이 자꾸 지니까 꼭 이기고 싶었다. "
- 본선에 진출에 성공했는데 각오라면?
"중요 시합마다 쉽게 무너지곤 했다. 이번에는 스스로의 생각에 내용이 좋은 바둑을 두려고 한다. "
- 중간에 연구생 출신을 만났는데, 부담이 많이 됐을 것 같은데?
"전혀 그런 부담이 없다. 연구생이 상당히 강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고, 프로들이 질 수도 있다. 근데 내가 이길 자신이 있으니까 별로 부담이 안됐다. 아직까지 연구생들에게 진다는 건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다."
▲ 한상훈 5단이 복기를 하고 있다.
▲ 바둑TV 인터뷰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