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다, 그녀 오셨네.
이창호 9단에게 '멋진 멘트' 하나를 얻어봐야겠다는 의욕도, 김인 9단에게 이창호 9단이 아까 무슨 말을 했는지 여쭤봐야 겠다는 계획도, 그녀가 검토실에 나타나자 우선순위 밖으로 밀렸다.
그녀의 이름은 지아치엔, 한국어를 배우고 있고, 앞으로도 바둑관련일을 하고 싶다며 웃는다. 직업의식을 발동하여 호구조사를 해보니 85년생, 상하이 외국어대에서 한국어과 4년에 재학중이며, 중국기원 프로초단이다. 고향은 텐진이며 초등학교(7살)때부터 바둑을 배우게 됐다. 입단은 2002년에 했다.
많이 본 얼굴같다. 어쩐지 탤런트 '구혜선'을 닮은 듯, 맑고 깨끗하다. 서툰 한국어지만 성실하게 대답하는 지아 초단을 갑자기 의욕적으로 인터뷰했다. 지아 초단은 한국이 참가하는 농심신라면배 행사가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검토실에 들렀다고 한다.
▲지아치엔 초단
"바둑이 좋아서 배우게 됐어요. 박영훈 9단의 바둑을 좋아해요.
- 프로기사로서 학업도 같이 하려면 어렵겠어요
"바둑기사가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어요.(특별전형같은 것이 있나보다)"
- 학업중에 프로대회는 참가를 안하나요? 어떻게 하나요?
"한국어가 너무 어려워요. 배우느라 시간이 없어서 잘 참가하지 못하고 있어요"
- 한국에는 와 본 적이 있어요?
"있어요. 올해 초, 1월에 바둑학과 명지대랑 교류전을 했어요."
- 음, 그럼 학비는? 바둑공부랑 대학공부랑 이렇게 공부하려면 돈도 많이 들었겠네요?
"그렇지 않아요. 바둑공부할 때는 큰 돈 안들어요. 식사비 정도만 부담했어요. 다른 도움이 있어요.(추측컨대 국가의 지원을 말하는 듯, 중국기원이 국가기관이므로 국가 소년대식으로 키우는 기관이 있을 것이다.) 대학때부터는 다 똑같구요. 대학학비는 아직 부모님이 대 주시고 계세요."
- 지금 대학 4학년인데, 졸업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바둑과 관련한 직업을 가지고 싶어요. 아직 자세히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 중국 프로들은 바둑외의 계통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이 있나요?
"여기 검토실의 구리,창하오,류싱 전부 다 바둑으로 돈 벌어요. 다른 많은 기사들은 바둑 교육으로 벌어요. 다른 쪽에 직업가진 분들도 있어요, 나중에 선택할 수 있어요"
- 바둑해설 같은 방송에는 관심은 없나요? 중국기사들중엔 탕리가 한국에서도 바둑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 생각은 없어요.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 없어요. 탕리는 키도 크고 이쁘고 바둑실력도 세요."
한국어는 약간 서툴지만, 착하고 이쁘고 상냥하다. 이창호식 표현이라면 '성의'가 있는 프로기사라는 느낌까지 든다. 중국 바둑계가 '복'받았다는 생각도 잠깐 했다.
최근에 대학 수업이 많지 않아, 10일의 검토실에도 나올 예정이다. 10일엔 신라면 한박스를 안겨줘야 겠다.
한 봉지는 어떨까? 왠지 외로워 보이겠지? 한박스가 좋겠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지아치엔 초단
▲농심신라면배 행사기간 내 검토실에 들릴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