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세계바둑의 일인자 자리를 다투는 李세돌과 李창호의 건곤일척의 싸움. 기필코 이겨 천하제일임을 만천하에 확인하려는 이세돌 9단과 "나를 확실히 꺾지 못하고선 제일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창호 9단의 대반격. 지난 응씨배 준결승3번기 승리(2-0)에 이어 이번 삼성화재배 8강전마저 이겨 고토회복을 꾀하는 이창호. 지키려는 자와 탈환하려는 자의 기세가 첨예하게 맞붙은 곳, 유성 삼성화재 연수원은 영하의 날씨에 간밤 첫 눈까지 살풋 흩날렸다.
처절한 아름다움.
처절하여 아름다운 것인가 아름다워 처절한 것인가.
'이의 전쟁'은 처절하건만 그들의 싸움터, 유성 삼성화재 연수원의 만추 혹은 초동의 풍경은 눈시리도록 아름다웠다. 그 속에 또 하나의 풍경이 되어 심금을 울리는 13회 삼성화재배 8강전의 모습을 영상 스케치해 보았다.
▲대국시간(오전10시) 5분전 입장하던 이세돌 9단은 잠시 입구에 주저앉아 구두끈을 고쳐 맸다. 마치 결전의 각오를 되잡듯이. 그리고 대기하고 있는 취재진의 카메라가 부담스러웠는지 돌연 샛길(?)로 빠져 우회해 착석했다. (아래사진)
▲대국시간 2분전쯤 모습을 드러낸 이창호 9단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객석에 외투를 걸었다. 마치 결전을 앞둔 무사가 칼집을 집어던지는 비장함을 보이듯이.
▲드디어 전쟁 돌입! 운명의 첫수가 놓여지고.
▲기자들의 취재전쟁도 덩달아 뜨거워진다.
▲시간의 물레방아는 무심히 돌 것이고.
▲누군가는 가을 낙엽처럼 쓰러질 것이다.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전경. KBS 방송차가 점령(?)하고 있다.
▲8강전 첫날 야마시타 9단-콩지에 7단 대국을 생방송하고 있는 조훈현 9단과 한해원 3단.
▲무대 밖의 기사들 또한 승부의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박정상 9단을 비롯한 한국 검토진의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