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자바둑의 최강자인 루이나이웨이 9단을 필두로 박지은 9단, 조혜연 7단 등은 한국 여자바둑을 대표하기도 하지만 세계 여자 바둑계의 최강 멤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중 가장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던 천하무적의 루이9단이 원양부동산배에서 박지은 9단에게 패하면서 그녀의 가장 강력한 견제세력인 박지은 9단, 조혜연 7단 등 세 사람 사이에 오묘한 먹이사슬 관계가 형성되는 것 아닌가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타공인의 세계 여자바둑 1인자인 루이나이웨이 9단이 원양부동산배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박지은 9단에게 역전패를 당하면서 세계 여자바둑의 1인자 위치가 ‘흔들’했다. 특히 중국기원은 금년 10월경에 벌어지는 제1회 세계두뇌스포츠대회에서 루이9단을 여자개인 혹은 여자단체로 출전시킨다면 무조건(?)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판단에 국내 입국후 훈련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박지은 9단에게 일격을 당한 것이라 더욱 충격적이다.
루이9단과 함께 세계여자바둑의 최강자인 박지은 9단, 조혜연 7단 등 세 사람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가운데 루이9단은 원양부동산배의 역전패를 분풀이(?)라도 하듯 여류명인전에서 조혜연 7단을 2:0으로 완파하며 타이틀방어에 성공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생애 통산 25회 우승기록을 가지고 있는 루이9단은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에서만 6차례(흥창 2회, 정관장 1회, 보해 3회) 우승을 차지한 세계 여류바둑계의 최강자이다. 하지만 때가 된 것일까? 사실 이미 불혹의 나이를 훨씬 넘은 루이9단이 아직까지 건재하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그녀는 82년 4단을 공인받은 후 88년에 세계 최초의 여자 9단이 됐다. 이후 약 20년간 여류바둑계를 평정해 왔으니 비록 여자 바둑의 제왕으로 군림했지만 이창호 9단의 ‘10년 천하’에 버금간다.
한때 세계 여자바둑의 최강국이었던 중국은 장쉔 8단, 화쉐밍 7단, 쉬잉 5단 등을 비롯하여 미국으로 건너가서 활동하고 있는 펑윈 9단 등은 사실 세계여자바둑의 최전선에서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남자 기사들 경우도 40세가 넘으면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45세의 루이9단도 하향곡선을 그릴 때가 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지만 여류명인전에서 보여준 파워는 여전했다.
국내 최초로 여자 입신에 오른 박지은 9단이 최근 루이9단에게 강세를 보이고 있고, 루이9단은 여류명인전에서 보듯이 최근 조혜연 7단에게 9연승째를 기록하며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계는 조혜연 7단이 박지은 9단에게 강세를 보이면서 물고 물리는 순환적인 먹이사슬 관계를 보이고 있어 ‘절대강자는 없다’는 바둑계의 생리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문제는 박지은 9단이다. 이 먹이사슬 관계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확실하게 ‘루이9단 시대’를 종식시키며 한국여자바둑이 곧 세계여자바둑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박지은 9단의 행마에 달렸다. 여기에 조혜연 7단이 루이9단의 아성공략에 가세한다면 루이9단 시대의 종식은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
사실 루이9단이 한국에서 활동함으로써 여자바둑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루이9단이 호랑이 새끼를 끼운 것이 아닌지 두고 볼 일이다.
